박지성 선수가 소속된 프리미어리그 축구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로 우리에게 친숙한 영국 맨체스터는 세계 최초로 증기기관 철도가 부설된 산업혁명의 발상지다. 인구 40만명의 맨체스터가 최근 세계 유통업체들의 주목을 받고 있다. 세계 3위 유통업체인 테스코의 전 세계 4300여개 점포 중 친환경 '그린스토어'의 기수로 꼽히는 '치탐힐 스토어'가 올 1월 문을 열었기 때문.

지난 9일 둘러본 치탐힐은 거대한 온실창고처럼 보였다. 나무와 유리로 만들어진 건물 외벽과 지붕 위로 솟아난 커다란 환풍구가 눈길을 끌었다. 마크 코르크스 점장은 "목재 등 친환경 소재를 사용해 기존 점포보다 건축비가 25% 더 들었지만 탄소배출량 감소와 '그린 이미지'로 그 이상의 효과를 내고 있다"고 말했다. 주차장에 있는 리사이클링 센터(사진)도 인기다. 빈병,캔 등을 잘게 부숴 재활용하는 시설로,고객들은 한번 이용할 때마다 1페니(20원)의 포인트 적립 혜택을 받는다.

매장 내부 곳곳도 '친환경' 컨셉트로 꾸몄다. 천장에는 자연광 채광장치를 달아 전기 사용량을 기존 매장보다 15% 줄였다. 냉동식품 코너에는 유리문을 설치해 에너지 효율을 높였고,의류매장의 옷걸이도 재활용 자재를 썼다.

'탄소라벨' 코너는 영국 최초로 도입한 것이다. 제품 생산 · 유통 과정에서 얼마나 많은 탄소가 발생했는지를 표기해 소비자들의 친환경 소비를 유도하기 위한 목적이다. 테스코는 화장지 등 114개 품목에 적용 중인 탄소라벨을 연말까지 500개로 확대할 계획이다.

매장 건설부터 운영에 이르기까지 친환경 시스템을 적용한 결과,치탐힐의 탄소배출량은 기존 점포보다 70% 이상 줄었다. 빌 모스 부점장은 "소비자들은 친환경 점포를 이용한다는 것만으로도 만족감을 느낀다"며 "올 들어 경기침체에도 불구하고 테스코 매출이 전년보다 7% 늘어난 데는 환경 마케팅의 영향이 크다"고 설명했다.

테스코는 2050년까지 탄소를 일절 배출하지 않는 '탄소제로 경영'을 장기 목표로 내걸었다. 지난 30년간 4대 경영지표인 '고객,운영,사람,재무'에다 지난해 '지역사회'를 추가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맨체스터(영국)=최인한 기자 janu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