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자동차 업계에서 도요타가 연일 화제를 뿌리고 있습니다. 일부 차종의 경우 지금 계약하면 내년 여름께나 받을 수 있을 정도로 주문이 폭주하고 있어서지요.

도요타는 이번에 총 4개 차종을 들여왔습니다. 중형 세단 캠리와 캠리 하이브리드, 소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인(SUV)인 라브4, 소형 하이브리드카 프리우스 등입니다. 최근 인천 영종도 일대에서 4개 차종을 모두 타볼 수 있는 기회가 있었습니다.

가격 대비 성능을 고려할 때 캠리가 가장 만족스러웠고, 프리우스와 캠리 하이브리드도 나쁘지 않았습니다. 과연 세계적으로 많이 팔릴 만하더군요.

다만 라브4의 경우엔 달랐습니다. 기대가 컸던 탓인지, 적잖이 실망했거든요.

먼저 라브4의 장점이 눈에 들어왔습니다. 도요타 스타일의 독특한 외관이 이색적으로 보였지요. 뒷좌석 중간에 컵홀더를 만들 정도로 실내 곳곳에 수납공간을 많이 확보했습니다. 뒷좌석에선 총 다섯 단계로 제칠 수 있어 안락감을 줬구요. 휠은 17인치 짜리가 기본입니다.



휘발유 모델인데다 승용차에 주로 쓰이는 모노코크 방식을 적용해 가속력이 매우 부드러운 편에 속했습니다. 정숙성도 괜찮았지요.

하지만 4단 자동변속기를 탑재한 게 무척 아쉬웠습니다. 배기량 2500cc에 어울리지 않는 단수이지요.

현대차 투싼ix가 6단, 경쟁 모델인 혼다 CR-V가 5단 변속기를 장착했다는 점을 생각할 때 더욱 그렇습니다. 변속 충격을 쉽게 느낄 수 있었습니다.

도심형 SUV답지 않게 운전대가 좀 무거운 편이었고, 고속 때 엔진 배기음이 일시에 커졌습니다. 온도조절기 등 인테리어 역시 '구식'처럼 느껴졌지요.

스페어 타이어를 트렁크 쪽 외부로 돌출시킨 스타일은 요즘 모델 같지 않았습니다.

일본 도요타 본사에서 방한한 사에키 요시카즈 수석 엔지니어에게 언제 개발된 모델인지 물어봤습니다.(사에키 씨는 라브4 담당입니다.)

"2005년 11~12월 처음 출시했다"고 전하더군요. 시장에 선보인 지 4년이 지난 모델을 한국시장에 들여온 것입니다.

라브4가 수입 SUV로선 저렴한 3210만원(2륜구동 기준)이란 점, 국내에선 많이 알려지지 않아 희소성이 있다는 점 등을 감안해도 지나치게 구형 모델을 가져왔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참고로, 라브4의 신형모델 교체시기는 2011년쯤 될 것 같습니다. 요즘 신차 개발주기를 감안할 때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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