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주말드라마서 비행(非行) 고교생 '서끝순' 역
'보석비빔밥' 최아진 "끝순이는 행운의 시작"
참 부모 속을 많이도 썩이는 딸이다.

고등학생이지만 술을 진탕 마시고 아버지에게 주정하지 않나, 담배를 피우지 않나, 같은 학교 학생을 때리지 않나.

거기다 '서끝순'이라는 이름이 촌스럽다며 개명해달라고 부모 앞에서 고래고래 소리를 지르면서 대성통곡한다.

브라운관 속에서 보여주는 대책 없는 일탈로 시청자들에게 조금씩 얼굴을 알리기 시작한 MBC 주말드라마 '보석비빔밥'의 최아진(20).

"아직 임성한 작가님을 만나거나 말을 나눈 적은 없지만 임 작가님이 제가 끝순이 캐릭터를 잘 잡았다고 칭찬했다고 백호민 감독님이 알려주셨어요. 정말 눈물이 날 정도로 기뻤어요. 그동안 연기를 접을까 고민도 많이 했거든요"

지금은 활짝 웃는 최아진이지만 사실 그는 얼마 전까지만 해도 연기를 접고 낙향을 생각할 정도로 힘든 시절을 보냈다.

'보석비빔밥' 최아진 "끝순이는 행운의 시작"
고등학교 2학년 때인 2007년 연기를 하고 싶어 무작정 고향인 대구를 떠나 혼자 서울로 올라온 이후 드라마 '나도 잘 모르지만'과 '내 사랑 금지옥엽', 영화 '가벼운 잠' 등에 간간이 얼굴을 내비쳤지만 꿈 하나로 버티기는 어려웠다.

혼자서 생활비와 학비를 대기도 어려웠고 집과 가족을 떠나 타지에서 생활하는 외로움도 컸다고 했다.

"너무 힘들어서 짐을 싸서 다시 집으로 돌아가야겠다고 생각했어요.아버지도 많이 힘들면 내려오라고 하셨고요. 그때 '보석비빔밥'의 끝순이 오디션이 있었고 '대구로 내려가기 전에 마지막으로 한번 도전해보자'는 마음으로 참가했는데 글쎄 붙어버린 거 있죠. 전 정말이지 행운아인 것 같아요"

오디션 당시 받아본 대본에는 끝순이가 이름을 바꿔달라며 엉엉 울고 있었다.

마침 울고 싶을 정도로 힘들었는데 울어보라니, 울고 싶은데 뺨 맞은 격 아닌가.

그는 연기인지 실제인지 모를 정도로 펑펑 울면서 오디션을 봤다고 전했다.

그는 힘들게 얻은 기회인 만큼 '서끝순'을 제대로 표현하고 싶다고 말했다.

그래서 극 중 아버지에게 용서를 빌며 소복을 입고 석고대죄할 때 카메라 앵글 변경을 위해 잠시 일어난 것을 제외하고는 3시간 내내 무릎을 꿇고 앉아 있었단다.

"석고대죄가 풀리면서 비틀거리며 일어서는 장면이 있었는데 그것도 사실은 연기라고 하기 어려워요. 정말 다리에 피가 안 통해서 저린 것을 넘어 아예 감각이 없더라고요. 호호"

앞으로의 계획은 뭘까.

"전 이제 시작이잖아요. 다른 거 생각할 겨를이 없어요. 제게 행운을 가져다준 끝순이에게 매달릴 거예요. 아, 그리고 제가 지금 재수생이거든요. 원하는 대학에 꼭 합격했으면 좋겠어요"

(서울연합뉴스) 임은진 기자 engin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