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제과의 '빼빼로'는 해마다 11월11일 '빼빼로 데이' 특수를 톡톡히 누리는 제품이다. 본격적인 빼빼로 데이 시즌인 9~11월 석 달간 판매량이 연간 판매량의 절반에 달할 정도다.

올 들어서도 9월 120억원,10월 240억원 등 두 달 새 360억원의 매출을 올려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20% 가까이 늘었다. 11월까지 매출 신장률은 20%를 넘을 것으로 회사 측은 보고 있다. 경기가 풀리지 않은 상황에서 유독 빼빼로 매출이 호조인 것은 빼빼로 데이가 청소년들은 물론 국민적인 기념일로 자리잡았기 때문이라고 업계에서는 평가하고 있다.

빼빼로는 값이 저렴해 주고받는 선물로 부담이 적어 주 구매층인 10대 청소년들이 손쉽게 접근할 수 있는 게 강점이다. 최근엔 직장 동료나 가족끼리 빼빼로 데이에 빼빼로를 선물하는 광경이 자연스러워졌을 만큼 '국민 데이'라는 표현이 어색하지 않다.

빼빼로 데이의 유래는 1990년대 중반으로 추정된다. 롯데제과 관계자는 "지방의 한 여자 중학교 학생들이 빼빼로처럼 날씬하고 건강해지자는 의미로 11월11일에 빼빼로를 주고 받았다"며 "이것이 자연스럽게 전국으로 퍼지면서 기념일로 자리잡았다"고 설명했다.

빼빼로 데이의 인기는 매출을 통해서 확인할 수 있다. 출시 첫해인 1983년 40억원이던 빼빼로 매출은 1990년대 이후 빼빼로 데이 확산과 더불어 2001년 280억원으로 커진 데 이어 2007년 380억원으로 꾸준히 신장했다. 특히 지난해에는 멜라민 파동의 여파로 중국산 저가 유사품이 철퇴를 맞으면서 빼빼로로 수요가 몰려 매출이 전년 대비 47% 급증한 560억원에 달했다.

관계자는 "제과업계에서 단일 품목의 연간 매출이 500억원을 넘는 제품은 손가락으로 꼽을 정도인데,빼빼로는 올해 650억~700억원에 달할 전망"이라고 말했다. 이런 분위기라면 빼빼로 데이가 서양에서 유래한 밸런타인 데이(2월14일)를 능가하는 순국산 기념일로 자리잡을 날도 머지않아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