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증시가 조정국면을 보이는 등 주춤하고 있는 가운데 해외채권형펀드가 주식형펀드 못지않은 높은 수익을 내고 있어 주목된다. 해외채권형펀드는 안전자산으로 분류되는 채권에 투자하고 있지만,경기회복 국면에서 전 세계 채권가격이 급등하면서 높은 수익을 낸 것으로 분석된다. 전문가들은 글로벌 경기가 본격적으로 회복될 경우 경기상승 속도가 빠른 국가의 채권가격은 여전히 상승 여력이 있다며 관심 가질 것을 당부했다.

8일 펀드평가업계에 따르면 지난 5일 기준으로 해외채권형펀드인 '산은삼바브라질'펀드는 올 들어 43.73%의 고수익을 내고 있다. 이는 올 들어 고공비행한 국내 주식형펀드 수익률(42.84%)을 웃도는 성과다. 특히 일본 미국 서유럽 중동아프리카 아시아퍼시픽(일본제외) 등의 해외주식형펀드에 비해선 평균 2배 이상 높은 수익률이다.

'푸르덴셜스트래티직인컴10'도 올 들어 27%가 넘는 고수익을 내고 있으며,'하이이머징마켓본드' '삼성글로벌베스트이머징하이일드' 등도 20% 이상의 수익으로 선전하고 있다. 이에 따라 해외 채권형펀드의 올 평균 수익률은 19.74%로 같은 기간 국내 채권형펀드(3.22%)보다 6배나 높다.

이 같은 해외 채권형펀드의 강세는 글로벌 금융위기 과정에서 신용위험이 높아지며 신흥시장 채권의 가격이 급락했다가 올 들어 많이 회복한 데 따른 것이라는 분석이다. 박현철 메리츠증권 연구위원은 "전 세계적으로 경기부양을 위해 공격적인 금리인하를 단행해 채권 값이 크게 올랐다"며 "브라질 10년 만기 국채는 지난해 말 6.15%에서 현재 5%대 초반까지 낮아져 브라질 채권형펀드 수익률이 크게 좋아졌다"고 설명했다. 채권 금리가 낮아지면 채권 가격은 올라간다.

전문가들은 글로벌 경기가 본격 회복국면으로 들어가진 않았기 때문에 경기 회복속도가 빠른 신흥국 중심으로 채권 가격의 상승 여지가 남아있다며 해외 채권형펀드에 관심을 가질 것을 권했다. 오대정 대우증권 자산관리컨설팅연구소 팀장은 "주식은 불안하고 은행 이자에는 만족하지 못하는 투자자라면 이머징마켓 등 해외의 하이일드채권형펀드가 유망한 투자대상이 될 수 있다"고 조언했다.

직접 해외채권을 산 투자자들의 대박사례도 등장했다. 지난 해 4월 말 동양종금증권에서 1억2000만원어치 브라질 국채를 산 투자자의 현재 평가이익은 3600만원이나 된다. 이 채권은 비과세여서 수익을 고스란히 손에 쥘 수 있다. 정범식 삼성증권 리테일채권파트장은 "지난해 초 브라질 국채를 산 투자자들은 채권가격 상승과 헤알화 강세에 따른 환차익으로 대부분 20~30%의 차익을 봤다"며 "브라질 국채투자에 대한 문의가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고 전했다.

김재후 기자 hu@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