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 정치인과 경제학자들은 현 단계에서 출구 전략을 구사하는 것은 시기상조라고 지적했다. 또 글로벌 경제위기를 계기로 세계 경제에서 신흥공업국들의 역할을 더욱 강화해야 한다는 데 의견을 같이했다.

게르하르트 슈뢰더 전 독일 총리는 한국경제신문이 교육과학기술부 직업능력개발원과 공동으로 4일 서울 쉐라톤그랜드워커힐호텔에서 개최한 '글로벌 인재포럼 2009' 개막 총회 기조연설을 통해 "세계 경제가 고비를 넘긴 것은 분명하지만 은행 대출시장이 침체되면 다시 경제가 위축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현 단계에서 출구 전략을 시행할 경우 금리가 오르고,이렇게 되면 대출이 줄어들어 세계 경제가 다시 위기에 빠질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경기 회복의 선봉 역할은 금융회사가 맡아야 한다"며 "은행권에 필요한 자금을 공급하고 이를 리파이낸싱(재융자)하게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마틴 펠드스타인 하버드대 교수도 기조세션 발표에서 "내년 미국 경제가 다시 침체(더블 딥)에 빠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만큼 섣불리 출구 전략을 썼다가는 위기를 더욱 심각하게 만들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한국도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와 체결한 통화스와프 계약을 재연장해 이에 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프레드 버그스텐 피터슨국제경제연구소 소장은 기조연설에서 "글로벌 경제위기를 계기로 신흥국들의 역할이 더욱 중요해졌다"며 "선진국들은 세계 경제의 주도권을 신흥국들에 넘겨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명박 대통령은 축하 영상 메시지를 통해 "내년 한국에서 열릴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서 각종 경제 현안과 함께 인재개발 문제도 논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내년 글로벌 인재포럼은 G20 정상회의와 같은 11월에 열린다. 이 대통령은 "(한국의 경제성장 과정에서도) 교육이야말로 지속적으로 발전하는 미래를 위한 가장 좋은 투자였음을 증명한 사례"라고 말했다.

이날 인재포럼 개막 총회에는 안병만 교육과학기술부 장관,신상민 한국경제신문 사장,권대봉 직업능력개발원장,슈뢰더 전 총리,버그스텐 소장 등 국내외 인사 1000여명이 참석했다. '모두를 위한 창의적 인재양성'이라는 기치를 내건 이번 포럼은 5일까지 이어진다.

송형석 기자 clic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