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부의 인재상은 명확하다. 과거 관행에 얽매이지 않고 '창의와 도전정신'이 있고, 전문성과 글로벌 역량으로 무장한 사람을 제일로 꼽는다. 이 가운데 최근 들어 동부가 강조하는 것은 글로벌 역량.각 계열사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 세계적인 인재를 영입해 내부 역량을 키우고 있다.

세계 반도체 시장의 80%를 차지하는 비메모리반도체 사업을 벌이고 있는 동부하이텍은 세계 최고 분야의 전문가들을 속속 영입해 진용을 강화했다. 지난해 10월 미국 텍사스인스트루먼트(TI)의 최고 기술임원으로 근무하던 루 후터 부사장을 영입했다. 그는 동부그룹 최초의 외국인 임원.1년여에 걸친 박용인 동부하이텍 사장의 설득이 없었다면 불가능한 채용이었다.

동부하이텍이 이렇게 외국인 인재 영입에 공을 들인 이유는 무엇일까. 그 이유는 비메모리반도체 시장에서 우리나라가 차지하고 있는 입지와 연관이 깊다. 낸드플래시, D램 등 메모리 반도체 분야에서는 우리나라가 세계 최고의 기술 수준을 자랑하고 있지만 비메모리 시장에서는 아직 열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숙원사업인 반도체 사업을 성공 반열에 올려놓기 위해서는 핵심 인재 영입이 필수.동부하이텍은 루 후터 부사장의 영입을 기점으로 미국 마이크로텍랩에서 신사업 매출을 세 배 늘린 펠리시아 제임스와 IBM 등에서 40여년간 반도체 설계 등을 맡아온 바디 엘 카레 등 5명의 인재를 전문위원으로 스카우트했다. 장기제 동부하이텍 부회장은 "반도체 사업 역량을 강화하기 위해 지속적으로 외국인 전문가를 유치하겠다"고 말했다.

동부가 해외 인재 영입에만 열을 쏟은 것은 아니었다. 신입사원 채용을 통해 내부 역량을 키우는 데 공을 들이고 있다. 동부제철 동부하이텍(반도체/농업) 동부건설 동부화재 동부증권 등으로 구성된 동부그룹의 신입채용 키워드는 '글로벌 역량, 전문성, 창의, 주도'다. 1차 서류전형을 실시해 인성과 적성검사를 한 뒤 인재상에 맞는지를 가린다. 1차 면접은 프레젠테이션 면접으로 10~20분 동안 과제발표 및 질의응답을 통한 개인 능력과 직무수행 기초역량을 평가한다. 2차 면접은 집단 심층면접으로 3~4인이 1개조를 이루고 20~30분간 주제토론,개별 질의응답 등 인성 및 조직 적응력을 점검한다. 2차 면접 시 평가 위원은 임원급으로 실무보다는 마인드와 적응력을 따진다.

김현예 기자 yea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