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우와 육우(고기를 얻기 위해 살찌운 젖소) 등 국산 쇠고기의 시장 점유율이 9년 만에 50%를 기록했다.

4일 농림수산식품부에 따르면 한.육우 등 국산 쇠고기의 시장 점유율은 9월 말 기준 50.0%를 기록했다.

점유율이 52.7%였던 2000년 이후 가장 높은 수치다.

국산 쇠고기의 점유율은 2001년 쇠고기 수입 완전 자유화 이후 하락을 거듭해 2003년 36.3%까지 추락했었다.

9월까지의 소비량은 한.육우가 14만4천100t, 수입 쇠고기가 14만4천200t으로 수입 쇠고기가 조금 더 많은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쇠고기 소비량은 원래 연말에 한 차례 쇠고기 유통업체의 재고를 조사해 정식으로 산출하는데 이번에 나온 수치는 약식 조사로 얻은 결과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올해 들어 한우 소비가 활성화되면서 출하량도 크게 늘었다"며 "연말까지 집계하면 국산 쇠고기의 점유율이 50%를 웃돌 것"이라고 말했다.

한.육우 사육 규모도 사상 최대였던 97년 수준을 회복하고 있다.

97년 6월 300만마리까지 올라갔던 사육 마릿수는 2002년 3월 130만마리까지 떨어졌으나 올해 9월에는 270만마리로 다시 상승했다.

정부는 다만 현재의 한우 값 강세가 사육농가의 입식(가축을 들여 기름) 과열로 이어질 경우 향후 공급 과잉에 따른 가격 폭락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입식 자제를 권유하는 중이다.

한편 추석 이후로도 1만9천원대까지 오르며 강세를 유지하던 한우 지육(머리와 내장 등을 제거한 뒤의 고기) ㎏당 가격(암.수 포함)은 이후 1만5천∼1만7천원대를 오가며 약보합세를 보이고 있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유통 마진을 줄여 한우를 싸게 파는 정육점형 식당 등에서 여전히 '물건을 받기 힘들다'는 하소연이 많다"고 전했다.

농식품부는 한우 가격이 연착륙할 수 있도록 사육비용을 단계적으로 절감할 수 있는 사육기술의 보급.전파에 나설 계획이다.

이 관계자는 "사육 기간을 30개월에서 27∼28개월로 줄이면 사료비나 사육비를 줄일 수 있다"며 "생산비를 줄이는 기술을 농가에 보급해 한우 가격을 단계적으로 낮추겠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정성호 기자 sisyph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