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3일까지 1~3 순위 내 청약에서 대규모 미달사태를 빚은 영종하늘도시.언론은 8000채가 넘는 아파트가 동시에 분양된 이곳의 미분양 사실을 크게 보도했다. 실수요자 부족 등 문제점도 함께 지적했다. 그로부터 10일이 지난 11월2일.이번엔 '4순위 청약결과 대부분의 평형 마감'이라는 소식이 전해졌다. 일부 건설사의 경우 4순위에서 3 대 1에 가까운 경쟁률을 보였다고 홍보했다.

그렇다면 며칠 만에 청약자들이 몰린 요인은 무엇일까? 청약 3순위까지 크게 미달됐던 아파트가 청약통장 없이도 청약할 수 있는 선착순인 '4순위' 접수에서 갑자기 인기를 끌어 고개를 갸우뚱하게 한다. 영종하늘도시 6개 블록에서 동시분양에 나섰던 한 건설업체 관계자는 "영종하늘도시 개발이 가시화되지 않은 상태에서 청약통장 쓰기를 주저했던 주택 실수요 및 투자수요자들이 대거 몰린 결과"라고 풀이했다. 영종거주자에 대해 인천대교 통행료가 1900원으로 낮춰진 점,인근 문화단지인 브로드웨이사업 조인식이 열렸던 점 등이 호재로 작용했다는 설명도 곁들였다.

물론 이 관계자의 말처럼 장기적인 투자가치를 보고 서울과 수도권 수요자들이 뒤늦게 몰렸을 수 있다. 영종하늘도시와 인천을 최단거리로 연결하는 제3연륙교 추진 등을 감안하면 전혀 개연성이 없는 것도 아니다.

하지만 선착순으로 미분양 아파트를 분양하는 4순위에서 실수요자가 2~3대 1의 경쟁률을 기록할 만큼 한꺼번에 몰렸다는 것에 대해 주택업체 내부에서도 반신반의하고 있다. 같은 인천지역 모 택지개발지구에서 아파트를 짓고 있는 건설사 관계자는"대규모 미분양이 발생한 곳에서는 투자자들이 다양한 가격할인 조건 등을 노리고 신청을 미루는 게 일반적"이라며 "영종하늘도시 4순위 청약에 적지 않은 허수가 끼어 있을 것"이라고 해석했다. 수도권의 한 분양대행업체 관계자도 "보통 1세대당 1명만 신청받는 게 정상이지만 청약률을 높이기 위해 가족 여러 명을 받는 경우도 있다"고 전했다.

만약 건설사들이 손님을 유인하기 위해 '들러리용 청약자'까지 내세웠다면 피해는 2~3년 뒤 입주하거나 임차인을 구해야 하는 실제 계약자들에게 돌아갈 수 있다. 당장 5일 마감되는 영종하늘도시 계약률을 보면 허수청약 여부가 드러난다.

김철수 건설부동산부 기자 kcs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