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에는 MIT 이공계 학생들이 '하버드대 문과 학생들을 위해서 일한다'는 말을 했습니다. 그러나 점차 이공계 출신들이 최고경영자(CEO)가 되고 있어요. 지금 세상은 기술적인 능력을 갖춘 리더를 절실하게 필요로 하고 있습니다. "

교육 리더십 분야의 세계적 권위자인 로리 브레슬로 매사추세츠공과대(MIT) 교수학습센터 소장은 '글로벌 인재포럼 2009'가 시작된 3일 '대한민국 인재상' 수상자 144명에 대한 강연에서 이처럼 말했다.

◆"리더는 연대와 협력 중시해야"

브레슬로 소장은 훌륭한 리더의 표본으로 에이브러햄 링컨 전 미국 대통령과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을 꼽았다. 그는 "링컨은 사무실이 아닌 현장에서 움직일 것을 강조했다"며 "리더는 자신이 이끌어가는 사람들과 고립돼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또 "대통령으로 선출된 링컨이 정적들을 각료로 임명한 것은 리더가 연대와 협력을 중시해야 함을 잘 보여준 사례"라고 설명했다.

브레슬로 소장은 비전 제시의 중요성도 강조했다. 그는 "반 총장은 코펜하겐 연설에서 '우주의 푸른점(지구)을 공유하고 있다는 점에서 각 국가는 한 배를 탔다'고 역설했다"며 "반 총장 처럼 비전을 제시할 줄 아는 지도자가 훌륭한 리더"라고 말했다.

브레슬로 소장에 이어 '지식:평가와 공정성,기회의 균등'이란 주제로 강의에 나선 조지 하다드 유네스코(UNESCO) 고등교육국장은 "창의적 인재는 지식을 토대로 만들어진다"고 강조했다.

김윤종 SYK글로벌 대표도 '도전을 통한 성공,행복을 위한 준비'란 주제의 강의에서 "정체해 있으면 성공할 수 없다"며 "항상 '헝그리 마인드'를 가져야 한다"고 조언했다.

◆"학생에게 자율성 줘야"

인재대상 수상자들은 강연자들에게 다양한 질문을 쏟아냈다. "엔지니어들이 리더가 되는 데 어떤 장단점이 있는가"란 질문에 브레슬로 소장은 "이공계 학생들이 뭔가를 만들거나 숫자에 몰두하다보면 리더가 되는 스킬이 부족해질 수 있다"며 "MIT가 5~6년 전부터 학생들에게 기본적인 소통능력과 쓰기 읽기 말하기를 비롯해 비전을 가지는 것,세계에 대해서 큰 시야를 갖고 접근하는 것 등 리더가 될 수 있는 자질을 개발해주는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것은 이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브레슬로 소장은 "능력있는 리더와 호감가는 리더 중 어떤 리더가 더 나으냐"는 질문에는 "지도자를 만드는 한 가지의 속성은 없다"며 "리더들은 항상 다른 리더들의 장점을 벤치마킹해서 자질을 향상시켜야 한다"고 대답했다.

하다드 국장은 "교육을 통해 어떤 것을 가르쳐야 하느냐"는 질문에 "학교에서 학생 개개인에게 표현의 자율성을 줘야 하며 그렇지 않으면 학교가 오히려 창의성에 방해가 될 수 있다"고 답했다.

임도원 기자 van7691@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