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승유 하나금융지주 회장이 인도네시아와 베트남 등 동남아시아 진출에 박차를 가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지난 2일 서울 다동 하나카드 본사에서 열린 하나카드 출범 행사에 참석한 김 회장은 "인도네시아 현지법인인 'PT뱅크 하나' 지점을 내년 중 5~10개 늘릴 계획"이라고 말했다. 'PT뱅크 하나'는 하나은행이 인도네시아 현지 은행인 빈탕 마눙갈의 지분 70.1%를 인수,지난 2월 이름을 바꿔 영업하고 있는 은행으로 3분기 5억원의 순이익을 내는 등 경영이 안정되고 있다.

김 회장은 "한국에서 파견된 은행장이 콧수염을 기르고 이슬람교 사원을 다닐 정도로 현지화에 힘을 쏟고 있다"며 "내년에는 최소 5개,많으면 10개 이상의 지점을 신설하겠다"고 밝혔다.

김 회장은 베트남 호찌민에 있는 현지 사무소를 지점으로 전환하는 작업도 예정보다 빠르게 진행될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지난달 대통령 경제사절단의 일원으로 베트남을 방문해 중앙은행장 등과 만난 것이 성과가 있었다"며 "베트남 금융당국이 금융산업 개방 일정을 앞당겨 진행할 수 있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이는 베트남 당국이 당초 예정보다 이른 시점에 하나은행의 지점 설립 인가를 내줄 수도 있다는 기대감으로 해석된다. 현재 베트남 중앙은행에 지점 설립을 신청한 외국 은행은 20개가 넘어 원래 일정대로라면 하나은행의 베트남 지점 설립은 4~5년 후에나 가능하다.

김 회장은 은행 및 금융지주회사 간 인수 · 합병(M&A)과 관련해서는 "미리 이야기를 꺼낼 수 없다"고 말했다. SK텔레콤과 진행 중인 하나카드 자본제휴 협상에 대해서는 "두고 보자"며 말을 아꼈다.

유승호 기자 ush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