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차세대 지도자군에 속하는 왕양 광둥성 당서기(54 · 사진)가 사흘간의 한국 일정을 마치고 3일 일본으로 떠났다.

후진타오 중국 국가주석 세력의 뿌리인 공산주의청년단 계열로 분류되는 그는 후 주석이 중앙정부에 대해 독립성이 강한 광둥성을 장악하라고 특파한 인물로 알려져 있다. 이날 광둥성 · 한국 경제무역 협력 교류회가 열린 롯데호텔 크리스탈볼룸에 자리가 모자라 임시 의자를 설치할 정도로 많은 한국 기업인들이 몰린 것도 광둥성의 거대 경제력만큼이나 큰 그의 위상을 보여줬다는 지적이다.

광둥성 기업인 145명을 비롯해 700명의 사절단을 이끌고 온 그는 정상급 대우를 받았다. 교류회 사회를 KOTRA의 박기식 부사장이 직접 맡은 것도 그렇고 전날에는 이례적으로 이명박 대통령이 지방 지도자인 그를 접견하기도 했다.

이 같은 파격 대우는 양측의 실리가 맞아떨어졌기 때문으로 알려지고 있다. 광둥성은 LG디스플레이가 40억달러를 투자하기로 한 LCD패널 사업을 한국 정부가 조속히 승인해주기를 바라고,한국은 광둥성이 대대적으로 확충하는 원자력발전 사업에 참여하기를 희망하고 있다.

왕 서기는 한국을 "아시아 4마리 용의 용머리"라며 한국의 성공적인 구조조정 경험을 배우겠다고 치켜세운 뒤 한국과 광둥성의 교역이 일본과 광둥성 간 교역의 절반 수준이어서 한국과의 협력 잠재력이 크다는 기대를 숨기지 않았다.

지난 1일 방한한 그는 새마을중앙연수원을 방문하고 청계천을 시찰하는 등 농업 발전과 도시개발에 높은 관심을 보였다.

오광진 기자 kjo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