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우이즘(Nowism) 시대
시간 줄인다면 돈 더 내도 OK
[CEO & 매니지먼트] 바로 '지금'을 만족시켜라…'지갑'이 열릴 것이다

#1.'오후 12시부터 1시까지 브로드웨이 2500번지.' 미국 로스앤젤리스의 명물로 떠오른 한국식 타코를 먹기 위해서는 단문 블로그 서비스인 트위터를 활용해야 한다. 멕시코 음식인 타코에 김치와 불고기를 넣은 타코를 만드는 회사인 '고기 비비큐(kogi BBQ)'가 보낸 메시지를 전송받기 위해서다. 고정 매장 없이 트럭으로 이동하며 음식을 파는 이 회사는 운행 위치를 고객들에게 실시간으로 알려주기 위해 트위터를 사용하고 있다. 회사 트위터에 팔로어(follower)로 등록해 놓은 고객들은 이를 받아볼 수 있다. 한인 2세인 셰프 로이 최씨(38)가 운영하는 회사 홈페이지에도 대략적인 트럭운행 일정이 나와 있지만 많은 한국식 타코 마니아들은 실시간 트럭 정보를 얻기 위해 팔로어로 등록한다.

#2."갓 구운 빵이 나왔습니다. " 샌드위치와 빵 등을 파는 스페셜티스 카페 앤 베이커리(Specialty's Cafe & Bakery)는 새로 구운 빵이 나올 때마다 고객들의 스마트폰으로 알림 이메일을 보낸다. 따끈하게 구운 빵과 과자를 놓치기 싫은 고객들은 이메일을 확인하고 매장에 들러 원하는 빵을 사간다. 갓 구운 빵을 먹을 수 있는 시간을 알려주는 빵집과 불고기 타코 트럭의 위치를 실시간으로 알려주는 고기비비큐의 트위터 서비스에는 새로운 시장의 키워드가 숨어 있다.

◆나우이즘의 시대

미국 트렌드 연구기업인 트렌드워칭닷컴은 이런 소비 흐름을 '나우이즘(Nowism)'이라고 정의했다. 이 회사는 최근 내놓은 '2010 트렌드 리포트'에서 나우이즘을 '즉시 만족'을 추구하는 사람들의 소비심리라고 분석했다.

찰나(now)와 같이 아주 짧은 시간 안에 원하는 정보를 파악하고 소비하려는 습성.이것이 인터넷이라는 디지털 기술과 결합하면서 발전한 것이 나우이즘이라는 설명이다. 트위터와 같은 실시간 단문 블로그 서비스는 나우이즘의 대표적인 예다. 나우이즘은 △풍족함 △경험 △온라인이라는 세 가지 축으로 구성돼 있다. 과학기술의 발전으로 물질적인 풍요로움이 당연시되면서 사람들은 풍족함 그 이상의 것을 원하게 된다. 여기에 시간의 개념이 들어가 미래에 경험하게 될 풍요로움이 아닌 지금 당장의 경험과 만족에 집중하게 된다는 것이다. 이 같은 욕구를 해소할 수 있도록 한 매개체는 디지털 기술이다.

◆나우이즘 시대의 소비자는?

변화하고 있는 소비자들은 이처럼 시간에 집착한다. 나우이즘족(族)은 시간을 절약할 수 있는 즉각적인 소비에 더 많은 가격을 치를 준비가 돼있다. 미국 리서치 기관인 MARC리서치는 "최근 소비자들 사이에서는 시간을 줄일 수 있다면 돈을 더 지불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늘고 있다"는 연구 결과를 내놨다. 비글 리서치 그룹도 "예약을 미리 하지 않았더라도 서비스 센터에서 즉각적이고 신속한 조치를 받을 수 있어야 한다는 욕구가 커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런 흐름에는 현대인이 시간에 대해 갖는 스트레스도 작용하고 있다. 세상은 빠르게 변하고,일은 늘어나고,미래는 불확실한 상황이 나우이즘을 가속화시킨다는 해석이다. 실제 보스턴 컨설팅 그룹이 실시한 소비자 조사 결과 47%의 여성은 시간 부족으로 큰 스트레스를 받고 있다고 답했다. 또 45%의 응답자가 "나를 위한 시간이 별로 없다"고 호소했다.

신(新)소비 트렌드를 공략하라

소비자들의 변화는 기업에 있어 곧 '기회'와 같다. 미국에서 한 사무용 가구업체는 러닝머신과 사무용 책상을 결합한 형태의 '워크스테이션(walkstation)'을 내놓아 눈길을 끌었다. 사무실에서 느린 속도로 걸어가며 PC로 업무를 볼 수 있게 해 '일'과 '운동'을 동시에 할 수 있도록 하자는 아이디어였다.

삼성전자가 지난해 출시한 제품 중 22인치 모니터에 7인치짜리 모니터를 추가로 부착해 놓은 것도 이 같은 흐름을 파고든 제품이다. 노트북이나 컴퓨터로 작업하면서 채팅을 하거나 실시간 주가 검색 프로그램을 띄워놓을 수 있다. 미국의 한 업체는 연말께 아예 15인치 크기의 모니터가 두 개 붙어 있는 제품을 내놓을 예정이다.
명품시장에도 시간을 줄여주는 마케팅이 등장했다. 미국 업체인 유티크는 올초부터 터치스크린과 LED(발광다이오드)로 화려하게 꾸며진 자판기를 이용해 시계 액세서리 등의 명품을 팔고 있다. 전문가들이 엄선한 50개 물건을 한정된 시간에만 판매해 소비자들의 관심을 높이는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정재영 LG경제연구원 책임연구원은 "나우이즘은 개인이 휴대하고 있는 디지털기기와 트위터 등 실시간 커뮤니케이션 수단,빠르게 변화하는 고객의 성향 등을 기반으로 만들어지고 있다"며 "기업들은 고객이 원하는 것을 즉각 충족시키기 위해 고객층을 보다 세분화시킬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김현예 기자 yea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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