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대의대 송진원 교수팀..국제학술지에 논문

고려대의대 미생물학교실 송진원 교수팀은 주한미군사령부 연구팀과 공동으로 `유전자정보 역학조사'(분자역학)를 통해 신증후출혈열(유행성출혈열) 환자의 발병 원인 및 감염장소를 찾아내는 데 성공했다고 3일 밝혔다.

한국형 출혈열로 불리는 `신증후출혈열'은 제3군 법정 전염병으로, 들쥐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등줄쥐'의 소변과 타액에 들어 있는 바이러스가 호흡기를 통해 인체에 감염된다.

보통 잠복기를 거쳐 10월말부터 12월초까지 집중 발병하는데 사망률이 7%나 된다.

이 질환은 초기에 오한과 두통, 근육통이 동반되는 독감증세와 비슷하지만, 점차 심한 고열과 저혈압, 콩팥기능 장애를 일으킬 수 있는 만큼 전문의의 적절한 치료가 꼭 필요하다.

특히 콩팥기능 장애에 따른 요독증으로 사망할 수도 있어 요즘 같은 시기에 야외 활동이 많다면 예방 접종을 하는 게 좋다.

송 교수팀은 지난 2005년 비무장지대(DMZ) 일대에서 훈련받고 난 뒤 신증후출혈열로 확진된 주한미군 4명의 환자를 대상으로, 발병 전 2달 이내에 훈련받았던 비무장지대 인근지역 일대를 중심으로 설치류 채집을 통한 역학조사를 벌였다.

먼저, 각 환자의 혈청에서 바이러스 유전정보(RNA)를 추출한 뒤 `실시간 유전자 증폭(Real-Time PCR)' 검사를 통해 신증후출혈열의 원인인 `한탄바이러스'의 유전자를 분석했다.

이후 3년간 총 6곳의 훈련장 일대에 트랩을 설치해 설치류를 채집하고, 채집된 설치류에 대한 한탄 바이러스 양성 등줄쥐에서 바이러스 유전자를 추출해 감염자의 바이러스 정보와 비교 검사했다.

이 결과 연구팀은 4명의 환자가 훈련 중에 어느 지역에서, 어떤 식으로 바이러스에 감염됐는지를 정확하게 확인할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

송진원 교수는 "신증후출혈열에 대한 분자역학 조사를 통해 한탄바이러스 유전자정보는 물론 감염 지역까지 규명한 국내 최초의 연구"라며 "이번 연구를 통해 매년 꾸준히 발생하고 있는 신증후출혈열에 대한 예방활동을 더욱 강화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결과를 담은 논문은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가 발간하는 권위 학술지인 `신종전염병(Emerging Infectious Diseases)' 11월호에 실렸다.

(서울연합뉴스) 김길원 기자 bio@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