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리포터' '매트릭스' '트랜스포머' '반지의 제왕' 같은 블록버스터 영화에는 공통점이 있다. 바로 게임으로도 제작돼 큰 인기를 끌었다는 점이다. 하나의 문화 콘텐츠를 영화 게임 완구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용하는 원 소스 멀티 유즈의 대표 사례들이다. 국내에서는 아직 활발하지 못한 편이다.

하지만 2011년께는 국내에서도 초대형 블록버스터 영화가 게임으로 만들어져 동시에 나온다. 1300만 관객을 끌어모으며 한국 영화사를 다시 썼던 영화 '괴물'의 후속작 '괴물2'가 그것이다. 영화와 게임을 동시에 제작하는 것은 국내 처음이다. 이를 계기로 국내에서도 영화 게임 등을 연계한 원 소스 멀티 유즈 바람이 본격화할 것으로 보인다.

◆영화 '괴물2',게임으로 동시 제작

영화제작사 청어람은 내년 초 영화 '괴물2' 제작에 들어갈 예정이다. 현재 시나리오를 마무리하고 있고 연내에 감독과 주연 배우 캐스팅을 마칠 계획이다.

영화 제작에 맞춰 게임 개발에도 착수한다. 게임 개발은 국내외에서 각광받고 있는 1인칭 슈팅(FPS)게임 '어나더데이'를 만든 퀸스소프트가 맡는다. 이 회사는 최근 청어람과 계약을 맺고 '괴물2'에 대한 온라인,콘솔,모바일 등 모든 게임 플랫폼을 포괄하는 글로벌 게임 판권을 독점 취득했다. 최용배 청어람 대표는 "영화가 완성된 뒤에 게임이 만들어지는 경우는 많았지만 '괴물2'처럼 영화와 게임이 동시 제작에 들어가는 것은 국내에서 처음 시도하는 것"이라며 "영화와 게임 간 멀티마케팅을 통해 글로벌 흥행몰이에 나서 한국영화사에 길이 남을 성공사례를 만들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게임 '괴물2'는 1000만달러의 개발비를 투입,블록버스터 게임으로 개발한다. 퀸스소프트는 싱가포르 국가기관인 미디어발전위원회(MDA)로부터 200만달러를 이미 유치했다. MDA는 지난 7월 싱가포르 최대 영화사 보쿠필름과 함께 영화 '괴물2'에 500만달러를 투자하기도 했다. 한국 영화사상 최대 규모의 해외 투자유치 금액이다.

퀸스소프트는 새로운 프로젝트팀을 구성,조만간 게임 '괴물2' 개발에 본격 착수할 계획이다. 영화 '괴물'이 전 세계 134개국에 수출됐고,중국에서는 박스오피스 1위에 오르는 등 해외 시장에서도 큰 성과를 거둔 만큼 게임 '괴물2'도 해외 시장에서 성과를 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에 따라 게임 기획 단계부터 글로벌 시장 공략을 염두에 두고 개발한다는 전략이다.

◆온라인 · 콘솔 · 모바일 등 다양하게 만든다

게임 '괴물2'는 온라인은 물론 콘솔,모바일 등 다양한 플랫폼의 게임으로 개발된다. 정체 모를 괴물에 대항하는 인간의 사투라는 영화 모티브를 기반으로 스토리를 발전시켜 나가는 외전 형식이 될 전망이다.

게임 장르는 특수한 능력을 가진 돌연변이 형태의 인간들이 등장하는 1인칭 액션게임으로 정했다. 이 게임에는 난이도 실시간 제어 시스템을 도입하는 것이 특징이다. 기존 온라인게임의 단순한 퀘스트 형식을 탈피해 의외성을 강화함으로써 게임의 흥미를 극대화하려는 전략이다. 또 20가지 이상의 게임맵,괴물의 시점에서 플레이할 수 있는 다양한 대전모드 기능도 선보일 예정이다. 게이머가 직접 괴물이 돼 전투를 벌이는 색다른 재미를 느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안상훈 퀸스소프트 사장은 "괴물2가 거론될 때 영화보다 게임을 더 먼저 떠올릴 수 있을 정도로 최고의 작품을 개발하겠다"고 자신감을 보였다.

박영태 기자 py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