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계청이 지난달 30일 발표한 9월 산업활동동향을 보면 광공업 생산, 소비재 판매, 설비투자가 전년 동월 대비 일제히 플러스(+)로 전환된 점이 우선 주목된다. 9월 광공업 생산은 전년 동월 대비 11.0%, 소비재 판매는 6.7%, 설비투자는 5.8% 각각 증가했다. 3대 지표가 동시에 증가한 것이 2007년 12월 이후 21개월 만에 처음이고 보면 경기회복세가 점점 더 뚜렷해지고 있다는 긍정적 해석이 나올 만하다. 그러나 문제는 이런 흐름이 앞으로도 계속될 수 있을 것인가하는 점이다. 그런 관점에서 여전히 위험요소들이 적지 않다는 것이 우리 생각이다.

우선 일각에서는 9월 산업활동동향을 보고 정부주도 경기회복세가 민간부문으로 확산되는 신호탄이라고 보기도 하지만 내용을 따져보면 그렇게 말하기 어렵다는 점에서 그렇다. 통계청 관계자가 신차효과, 세제지원 등에 힘입어 자동차와 반도체가 광공업 생산을 주도했다는 설명을 내놓고 있는 것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실제로 지난 9월 국내에서 팔린 자동차는 전년 동기 대비 76%나 증가했다. 이것이 광공업 생산, 소비 등에 적지않은 기여를 했다는 것은 짐작하고도 남을 일이다.

따라서 경기 회복세가 민간주도로 가고 있는지, 산업전반으로 확산되고 있는지는 좀 더 지켜봐야 한다. 사실 대외적으로 미국경제가 3분기에 플러스 성장으로 돌아섰지만 강력한 경기부양책의 효과일 뿐 고용지표 등을 보면 아직 경기침체가 완전히 끝났다고 말하기 어려운 형국이다. 선진국의 경기침체가 예상보다 길어지면 우리의 수출회복도 낙관하기 어렵다. 당장 올 10월 무역흑자는 전달보다 줄었고 수출회복세도 둔화되는 조짐이다. 국제유가, 환율 움직임도 잠재적 위협요인이고, 가계부채를 고려하면 소비가 다시 위축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한마디로 우리 경제가 여전히 불안한 상태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는 얘기다. 그런 만큼 민간 투자와 소비로 경기회복세를 이어갈 수 있다는 확신이 들 때까진 정부가 출구전략 등 정책 대응에 어느 때보다 신중하지 않으면 안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