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윗사람’은 모셔도 ‘윗어른’은 안돼

"회사에서 OOO을 모시고 출장을 다녀왔다."

"나이는 어려도 항렬이 높아 OOO으로 대접하고 있습니다."

OOO에는 자기보다 지위나 신분이 높거나 나이 등이 많은 사람을 나타내는 말이 들어간다.

이럴 때 대개 예상되는 말은 '윗사람/웃사람-윗어른/웃어른-윗분/웃분' 정도일 것이다.

이 중에서 '윗사람,윗분,웃어른'은 쓸 수 있지만 '윗어른,웃사람,웃분'은 틀린 말이다.

우리말에서 '신분이나 지위,연령,등급,정도 따위에서 어떤 것보다 더 높거나 낫다'라는 의미로 쓰는 말에는 '윗'과 '웃'이 있다.

두 말은 뜻은 같지만 쓰임새는 다르다.

우선 '윗'은 명사 '위'에 합성어를 만들 때 개입하는 사이시옷이 붙은 형태다.

'웃'은 '윗'의 뜻을 더하는 접두사다.

이 둘을 구별하는 요령은 뒤에 붙는 말이 '위아래의 개념 구분이 있는 말인가'를 살피는 것이다.

위아래 대립이 되는 말로 쓰이는 단어에는 언제나 '윗'으로 통일해 붙인다.

이들은 '윗니'가 있으면 '아랫니'가 있듯이 대응하는 의미로 '아래'를 붙여 쓸 수 있는 단어들이다.

'윗물,윗도리,윗목,윗자리,윗사람,윗옷(上衣를 뜻함)' 같은 게 그런 것이다.

이들은 모두 '아랫~'이 가능한 단어이다.

이에 비해 위아래 개념 대립이 없는 단어는 모두 '웃'을 붙이면 된다.

'아래'라는 말을 붙여 봐서 말이 되지 않는 것들이다.

'웃돈,웃거름,웃국,웃어른,웃옷('겉옷'을 뜻함),웃통,웃자라다,웃돌다' 따위가 있다.

이 같은 기준에서 볼 때 '사람'은 윗사람/아랫사람 대립이 되는 말이므로 일단 '웃사람'이란 말은 틀린 것이다.

'윗사람'은 자기보다 지위나 신분이 높은 사람을 뜻한다.

이를 높여 이르는 말이 '윗분'이다.

따라서 '웃분' 역시 근거 없이 쓰는 그릇된 말이다.

그런데 우리말에는 윗사람/윗분과 비슷한 뜻이면서도 미세하게 쓰임새를 달리하는 말이 있는데,'웃어른'이 그것이다.

이는 '나이나 지위,신분,항렬 따위가 자기보다 높아 직접 또는 간접으로 모시는 어른'을 가리키는 말이다.

이때는 '어른'이 '윗어른/아랫어른' 식으로 구별해 쓸 수 있는 게 아니므로 언제나 '웃'으로 통일해 쓰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