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안동의 명물인 '안동 간고등어'(사진)가 노르웨이산 고등어에 밀려 고전하다 급기야 정부의 지원을 받게 됐다. 노르웨이산 고등어는 가격이 국내산의 70% 수준인 데다 일본 · 대만산보다 지방이 풍부해 한국인의 입맛에도 잘 맞는다.

무역위원회는 29일 간고등어시장 1위 업체인 ㈜안동간고등어가 노르웨이산 냉동 고등어로 인해 피해를 입은 사실을 인정,이를 지식경제부에 통보했다. 이에 따라 ㈜안동간고등어는 지경부의 무역조정지원기업으로 인정돼 최대 40억원의 융자와 컨설팅을 받을 수 있게 됐다. 진공포장 간고등어로 지난해 114억원의 매출(시장점유율이 25%)을 올린 업체가 왜 정부 지원까지 받게 된 것일까.

국내 간고등어 시장은 2003년 180억원에서 2007년 500억원으로 급속히 커졌으나 노르웨이산 고등어 수입이 늘면서 위기를 맞았다. 2006년 노르웨이가 포함된 유럽자유무역연합(EFTA)과의 자유무역협정(FTA)이 발효되면서 국내 수입량 중 500t에 한해 10%이던 관세율이 무관세로 바뀐 것.당시 관세청은 수입업체들의 수입 실적에 따라 무관세 수입량을 배분하는 쿼터제를 적용했다.

수입업자들이 무관세 쿼터를 더 따내기 위해 경쟁적으로 고등어 수입량을 늘려 2005년 3145t이던 고등어 수입량이 2006년 4481t,2007년 7212t으로 급증했다. 지난해에는 환율과 현지가격 상승으로 수입량이 4468t으로 둔화됐다. ㈜안동간고등어는 쏟아지는 노르웨이산 고등어에 맞서 3년간 납품가격을 동결해야 했다. 반면 원재료,인건비는 계속 올라 3년째 매출이 연 평균 10%안팎 줄고 수익이 떨어져 직원수까지 줄여야 했다.

무역위원회에 따르면 ㈜안동간고등어가 지난해 이마트에 납품한 물량은 소폭 감소한 반면 노르웨이산 간고등어 납품량은 2007년 200t에서 지난해 300t으로 늘었다. 김정기 무역위 사무관은 "안동고등어가 가격을 계속 동결하면 영업상황이 더 악화될 것이라고 판단했다" 고 말했다.

강유현 기자 yh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