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성장의 지표로 사용되고 있는 GDP(국내총생산)는 과연 국민들의 행복을 제대로 표현하고 있는가? 제3차 OECD(경제협력개발기구) 포럼은 이 질문을 던지면서 어제부터 4일간 일정으로 부산 벡스코에서 개막됐다. 노벨경제학상 수상자 조지프 스티글리츠 미국 컬럼비아대 교수를 비롯 103개국에서 2000명 이상의 석학, 정치인, 기업인들이 참여한 이번 OECD 포럼은 '인간의 진정한 발전과 행복의 상관관계'를 주제로 내걸고 새로운 발전지표 등 다양한 이슈들을 제기해 큰 관심을 모으고 있다.

사실 OECD 세계포럼 자체가 선진국과 저개발국을 모두 포괄하고, 경제 이외에 사회, 환경 등도 고려할 수 있는 새로운 발전지표를 개발, 이를 발전 촉진의 토대로 삼자는 취지에서 출발한 것이다. 이것이 글로벌 금융위기를 맞아 기존의 경제지표들이 얼마나 사회적 요구나 실상을 반영하고 있는지에 대한 반성이 일면서 더욱 탄력을 받고 있다. 특히 니콜라 사르코지 프랑스 대통령이 이 문제를 주도적으로 제기하고 있고 G20 정상회담에서도 하나의 의제로 등장할 만큼 논의가 진전되고 있는 양상이다.

이런 국제적인 논의에 OECD 회원국인 우리로서는 당연히 관심을 가져야 한다. 이명박 대통령이 어제 새로운 발전지표 개발에 기대감을 표시하기도 했지만 경제규모를 따라가지 못하는 삶의 질, 성장을 함에도 점점 더 심화되고 있는 양극화(兩極化) 문제, 그리고 녹색성장에 걸맞은 새로운 지표 개발의 필요성 등은 우리나라도 다를 게 없기 때문이다.

물론 당장 GDP를 대체할 지표가 나오기는 힘들 것이다. 여전히 GDP는 중요하고, 유용한 평가수단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새 지표 개발은 GDP를 완전히 대체한다기보다는 이를 보완한다는 의미로 해석하는 게 옳을 것이다. 이번 포럼에서 스티글리츠 교수가 발표한 '국민 총행복지수(GNH)'도 바로 그런 관점을 담고 있다. GDP, 삶의 질, 환경 등 이 세 가지가 서로 선순환하고, 함께 좋아지는 것을 발전의 개념으로 본 것이다. 기후변화 등으로 새로운 성장의 패러다임을 모색하자는 국제적 논의가 활발한 만큼 적합한 발전지표 개발을 향한 노력은 앞으로도 계속돼야 하고, 우리 역시 이에 적극 동참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