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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신용 부품업체 ㈜탑네트워크(대표 김용문)의 임직원들은 요즘 하루를 분 단위로 쪼개 쓸 만큼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다. 세계 최초로 개발한 휴대폰용 '인쇄 도금형 안테나(PDS)' 부품이 양산 두 달 만에 월 생산량 100만개를 돌파하는 등 주문량이 기하급수적으로 늘고 있기 때문이다.

공장을 풀가동하면서 일손이 달리자 18명에 불과했던 직원들을 지난달 대폭 충원해 130명 가까이 된다. 생산량이 더 늘 것에 대비해 마산 수출자유지역 내에 있는 ㈜셀텍과 업무 공조 하에 국내 생산기지를 확보했다. 또 멀리 중국 상하이 공장과 선전 공장에도 직원을 파견했다. 불황도 이 회사에는 먼 나라 얘기일 뿐이다. 최근 한 달간 2억5000만원 정도의 매출이 발생했고,이 추세대로라면 연말까지 20억원 매출도 가능할 전망이다.

김용문 대표는 "세계 3대 휴대폰 업체에 이미 제품을 공급하기 시작했으며,다른 메이저급 휴대폰 업체와도 공급 협상을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PDS 기술이 이렇듯 '대박'을 낸 이유는 뭘까. 휴대폰 외에 노트북 · 자동차 등 무선주파수(RF)를 사용하는 모든 전자제품 케이스에 일체형 안테나가 부착된 파격적인 기술이기 때문이다. 기존 내장형 안테나가 금속패턴을 별도 부품에 꽂아서 만들었다면 이 기술은 내장안테나의 기본 골격에 구리가루를 특수 잉크와 배합해서 도금함으로써 금속판을 대체한다. 때문에 별도 공간도 최소화되고 불량률이 줄어들 뿐만 아니라 제작기간도 짧다. 생산가격도 기존 제품의 절반에 불과하다.

사실 이 기술은 이미 2년 전 개발에 성공했었다. 하지만 업계의 무관심,기술의 불완전성으로 상용화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부족했던 자금을 코스닥 상장사인 클라스타에서 조달,위기를 극복했다. 김용문 대표는 30년 기술 장인 특유의 인내와 고집으로 위기를 기회로 만들었고,휴대폰용 PDS를 첫 상용제품으로 선보였다. 그는 "향후 이 기술을 바탕으로 인쇄회로기판(PCB) 시장에도 진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양승현 기자 yangs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