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유명 브랜드들이 국내 패션시장에 본격 진출하기 시작한 1989년 제일모직은 '빈폴' 브랜드로 트래디셔널 캐주얼 시장에 도전장을 냈다.

글로벌 캐주얼 브랜드 '폴로'를 벤치마킹해 탄생했지만 20주년을 맞은 올해 '세계에서 폴로를 제친 유일한 토종 브랜드'라는 찬사를 얻고 있다.

빈폴은 본격 브랜드 가치경영 시대를 연 국내 최초의 브랜드로 꼽힌다. 1993년 내놓은 '그녀의 자전거가 내 가슴 속에 들어왔다'는 감각적인 광고카피는 16년이 지난 지금도 빈폴을 떠올리게 한다.

1990년대 중반 브랜드들의 경쟁이 심화되면서 연중 내내 세일이 이어졌지만 빈폴은 '논 디스카운트'(Non Discount · 무할인) 정책을 유지해 소비자 신뢰를 쌓는데 성공했다.

또 해외 브랜드와 승부하기 위해 국내 브랜드로는 처음으로 철저한 AS원칙을 세웠다. 세일을 통해 단기 성과에 급급하기보다 일관된 가격정책과 AS로 고객들이 믿고 신뢰할 수 있는 고급스러운 이미지를 구축한 것이다.

빈폴은 다양한 소비자층을 확보하기 위해 2001년부터 빈폴 레이디 · 골프 · 진 · 키즈 · 액세서리 등 서브 브랜드를 선보였다. 현재 총 6개의 서브 브랜드를 갖춘 패밀리 브랜드로 위용을 갖춰,론칭 첫해 6억원이었던 매출을 현재 4000억원대로 끌어 올렸다.

이와 함께 2003년 명동에 연 플래그십 스토어도 국내 브랜드 최초의 기록을 갖고 있다.

서브 브랜드를 한 자리에서 판매해 남녀노소 구분없이 온 가족이 원스톱 쇼핑을 즐길 수 있는 환경을 제공했고,명품 패밀리 브랜드로서 이미지도 심었다. 이는 다른 패션 브랜드들의 벤치마킹 대상이 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