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오만 되면 대부분의 직원들이 인근 식당으로 몰려나간 후 소등운동으로 불이 꺼지는 사무실은 한산하기만 하다. 그런데 갑자기 한 켠 회의실에 불이 켜지더니 한무리의 직원들이 모여 앉는다.

"가격조건인 인코텀스(무역용어 해석에 관한 국제규칙) 13가지 조건 중에서 위험과 비용의 분기점이 다른 조건은 어떤 것들일까요?" "CFR,CIF,CPT,CIP 네 가지입니다. "

점심시간까지 반납한 이들은 각자 공부해 온 어려운 문제를 던지고 앞다퉈 답변을 내놓느라 여념이 없다. 바로 글로벌 토털 서비스 기업 코오롱아이넷의 국제무역사 자격증 스터디 모임인 '국제무역사 CoP(Communities of Practice)' 회원들이다.

15개 해외지사를 기반으로 전 세계 여러 국가를 대상으로 무역사업을 진행하고 있는 코오롱아이넷은 직원들을 실무와 이론을 두루 갖춘 전문 무역인으로 육성하기 위해 사내 복지제도의 일환으로 어학과 자격증분야의 다양한 사내 학습동호회인 'CoP' 프로그램을 도입하고 있다. 특히 이 가운데 '국제무역사 CoP'는 현장에서 몸으로 부딪치며 실무를 익히는 것 외에도 체계적이고 전문적인 무역이론,지식에 대한 필요를 느낀 사내 샐러던트들이 자발적으로 모여 지난 2월에 시작됐다. 복지제도인 만큼 스터디에 필요한 각종 교재 및 강의비용을 회사에서 적극 지원하고 있으며,점심시간을 100% 활용하기 때문에 시간을 맞추기도 편리해 직원들 사이에 인기가 높다. 또 오픈 클럽인 만큼 영업 10년차 차장부터 1~2년차 사원들까지 다양한 경력과 직무의 총 16명의 회원들로 구성돼 있어 업무의 벽을 허물고 각자의 경험과 지식을 공유할 수 있다는 것도 큰 장점이다.

<< CoP 도입 초기부터 수업에 참여해 온 조은정 사원은 "상사맨이라면 넘어야 할 관문과도 같은 국제무역사라는 꿈을 함께 꾸고 있기에 많은 의지가 된다. 더구나 한 회사 직원들끼리 모두 같은 상황에서 밤낮없이 일하며 틈틈이 공부하는 것이기 때문에 서로에게 큰 자극제"라면서 "서로 팀도 다르고 업무도 제 각각이지만 선배의 조언을 듣고 동료들과 업무 노하우와 관련 지식을 공유하다 보면 업무 영역을 넓이는 데 큰 도움이 되고,꽉막혔던 문제의 실마리를 의외로 쉽게 찾기도 한다"고 말한다. >>

국제무역사 CoP에는 최근 큰 경사가 있었다. 일년에 두 번 있는 국제무역사 상반기 시험에서 모두 3명의 합격생을 배출한 것.한 모임에서 덜컥 3명이 동시에 붙었다니 만만하게 생각할 수도 있지만 관련 법규와 무역영어,외환실무,통관 및 관세환급,전자무역실무 등 총 16개 분야에서 무역실무 능력을 검증하는 국제무역사 시험은 합격률이 높지 않은 취득이 어려운 시험이다. 종합상사에서 근무하며 쌓은 실무 경험을 토대로 3개월에서 길게는 6개월간 점심시간을 아껴 서로 격려하면서 함께 공부했기에 가능했던 결실이었다.

요즘 점심시간 국제무역사 CoP 모임은 평소보다 더 가열차다. 11월 하반기 시험을 앞두고 5명의 합격생 배출을 목표로 회원 모두 학구열에 불타오르고 있기 때문이다. 6월 시험에 먼저 합격한 선배들도 예외없이 모임에 참여해 강의를 하고,예상문제도 출제하면서 동료들의 학습도우미를 자청하고 나섰다. 또 스터디 시간에는 별로 티를 안 내지만,휴일에 도서관에서 열공하는 멤버들이 많다. 학창시절을 돌이켜보면 '공부 하나도 못했어~'라며 내숭 떨듯 보이지 않는 경쟁의식이 저절로 고취돼 학구열을 끌어올리는 탓이다.

최근에는 시험을 앞두고 있어 이에 대한 관심이 높기는 하지만 자격증 취득에만 만족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 회원들의 공통적인 생각이다. 우리 CoP의 근본적인 목표는 실무경험을 풍부히 하고 나아가 체계적인 지식도 쌓자는 것인 만큼 하반기에는 실제 업무에서 실력을 발휘할 수 있는 실용 인재가 되기 위한 실무 정보 공유를 보다 강화할 계획이다. 일례로 장은영 대리는 스터디 모임을 통해 업무 실적이 향상돼 우수사원 해외연수 프로그램에 선정되기도 했다. 또 상반기 자격증을 취득한 김여은 과장은 지난 7월 창립기념행사에서 사회를 맡는 등 사내 활동에서도 회원들 각자가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이처럼 CoP를 통해 각자가 원하는 목표를 성취하고 부가적인 시너지도 내면서,동시에 우리 모임도 나날이 성장 발전시켜 모든 직원들이 선망하는 회사생활의 활력소로,학습 모임의 롤모델로 만들어 가고 싶다.

/우달하 국제무역사 CoP 시삽 (경영지원본부 재무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