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효주는 둘이다. 광고에서 보여주는 섹시한 춤.우리는 너무도 많이 봐왔다.

일찍이 전지현이 '삼성 마이젯' 광고에서 놀라운 춤을 보여주고 스타가 된 사실을 우리는 기억한다. '처음처럼' 소주 광고에서 이효리가 흔드는 춤 역시 남자들이 입을 벌리고 바라봤던 것이다. 요즘에는 유이가 춤을 이어받아 열심히 흔들고 있다. 이렇게 수많은 섹시 댄스를 우리는 이미 광고와 뮤직비디오 등에서 경험했다.

그런데,'삼성 블루 미러' 광고를 보고 난 뒤 불과 3초 뒤면 다시 보고 싶어지는 이유는 뭘까. 섹시 댄스를 내세운 이전의 광고와 뭐가 달라서 중독성이 있는 것일까. 이 광고가 소비자들에게 인기를 끄는 것을 넘어 제품의 브랜드 인지도를 높이고 판매에까지 영향을 미치는 이유는 뭘까.

우선 카피를 보자.우리나라 광고의 문제점 중 하나는 말이 많다는 것이다. 정보의 전달이 광고의 순기능인데 정보의 과다 포장 혹은 지나친 정보 제공으로 인해 너무 많은 카피를 쏟아내고 있는 것이 나는 늘 안타까웠다. 그런 면에서 본다면 이 광고의 카피는 상당히 절제되어 있다. 정확한 정보를 주는 것으로 만족하고 있다. 그래서 기억도가 높다. 이것이 바로 좋은 카피다. 카피는 장난이나 자기만족의 결과물이 아니기 때문이다.

한효주의 춤.눈요기가 아니라 LCD가 두 개라는 것을 알려주는 것에 귀착하여 춤의 가치를 제품의 가치로 승화시킨 것이다. 춤을 왜 추는가. 단순히 소비자를 즐겁게 하기 위해서 기업이 돈을 들여 광고를 하는가. 천만의 말씀이다. 잘못하면 주객이 전도된 광고를 만들기 쉽다. 그러나 이 광고는 주와 객이 누구인지 명확하다.

'삼성 블루 미러'는 셀카를 좋아하는 여성들에게 당연히 어필하는 제품이다. 두 개의 LCD를 통해 한효주처럼 섹시하고 예쁜 자신의 모습을 제대로 찍을 수 있으리라는 기대감을 충족시켜준다.

광고의 기본으로 돌아가 정보 전달과 호감도라는 두 개의 목적을 조화시킨 광고로 칭찬받아 마땅하다.

삼성카메라 브랜드는 처음에는 마치 삼성 청바지처럼 어색했다. 그러나 'VLUU'라는 감각있는 브랜드로 시장에 확고한 로열티를 만들어 냈다. 이제는 'MIRROR'라는 패트네임(애칭)으로 제품의 속성을 잘 표현하여 앞서가는 카메라 브랜드로서 이미지를 각인시키고 있다.

드라마에서 보여준 청순한 이미지의 한효주는 이 광고를 통해 섹시함이라는 새로운 이미지를 창조해 내는 효과를 얻었다. 광고를 통해 삼성의 카메라 브랜드와 한효주가 윈-윈한 것이다. 이런 점이 이 광고를 다시 보고 싶도록 만들고 있다.

최병광(최카피연구소 카피라이터 · 광고평론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