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초의 먹는 조루증 치료제 '프릴리지'(성분명 다폭세틴)가 지난 17일 발매된 후 5일만에 초기 도입 물량 30억원어치가 전량 팔려나가는 폭발적인 반응을 얻고 있다.

이 약을 독점 수입 공급하는 한국얀센에 따르면 일선 약국에서 '처방용' 의약품으로 주문하는 물량이 급증하면서 초기 물량이 동이 났고 추가 주문에 대비,다음달 상순과 하순에 총 50억~60억원 어치의 프릴리지를 추가로 국내에 들여올 예정이다. 이에 따라 거의 한달만에 90억원 어치가 팔릴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10년전인 1999년 10월 세계 최초의 먹는 발기부전치료제 '비아그라'가 국내 시판 후 한달 동안 약 63억원의 매출을 올린 것을 능가하는 것으로 이른바 '블록버스터 의약품'(연간 매출 100억원)의 반열에 오를 날이 멀지 않아 보인다.

프릴리지는 성관계 1~3시간 전에 복용하면 약 7시간 동안 사정지연 효과가 지속되는데 전세계 6000여명의 조루환자들을 대상으로 시행된 임상시험에서 평균 0.9분이던 사정까지의 도달 시간이 3.5분으로 연장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조루증으로 고민하던 남성들이 프릴리지 시판허가 신청 소식이 전해진 올 봄부터 초미의 관심을 가지고 지켜봤다. 프릴리지의 발매를 앞둔 이달초부터는 매일 100~300여통의 문의전화가 한국얀센 영업팀에 걸려올 정도였다.

이처럼 프릴리지에 대한 관심이 커지자 식품의약품안전청은 프릴리지가 먹는 발기부전치료제처럼 '성기능 증강제'나 '정력제' 등으로 자칫 오남용될 우려가 있다는 이유로 지난 16일 '오남용 우려 의약품'으로 추가 지정했다. 오남용 우려 의약품으로 지정되면 의약분업 예외지역에서도 처방전 없이는 구입할 수 없으며 부작용 보고나 판매관리 규정이 다른 전문의약품에 비해 더 엄격하게 적용된다. 프릴리지는 한알 당 소비자 구입가격은 저용량 30mg은 1만4000원,60mg은 2만4000원 정도로 유럽 국가의 2분의 1 수준에 유통되고 있다.

이웅희 LJ비뇨기과 원장은 "먹는 발기부전치료제에 이어 먹는 조루증 치료제까지 나옴으로써 남성 성기능저하에 대한 세분화된 치료가 가능해졌고 보약이나 정력제를 찾던 사람들이 지금보다 더 많이 비뇨기과로 발길을 옮길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정종호 기자 rumb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