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은 21일 방송된 CNN의 한국 특집 프로그램에서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이 업무수행에 지장이 없을 만큼 건강상태가 좋아 보였다고 말했다.

현 회장은 한국의 경제회복 과정 등을 조명한 CNN 프로그램 '아이 온 사우스 코리아'(Eye on South Korea)에 출연해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 김정일이 만나면 일이 꽤 쉽게 풀릴 수 있을 거라는 의견도 밝혔다.

현 회장은 또 대북 사업이 현재 북핵문제로 잘 풀리지 않고 있지만 앞으로는 잘 될 것이라는 희망도 피력했다.

인터뷰는 사전에 CNN의 크리스티 루 스타우트 기자가 현대그룹 본사를 방문해 진행됐다.

다음은 CNN 인터넷판이 현 회장 인터뷰 내용을 발췌, 보도한 것이다.

--김정일의 건강 상태는.

▲그를 처음 봤을 때 이전보다 체중이 많이 준 것 같았다.

그러나 대화를 시작하자 목소리에 힘이 있었고, 시아버지 고 정주영 회장과 남편에 대한 이야기를 하는 등 많은 대화를 했다.

그는 아직 기억력이 좋은 것 같았으며 업무를 수행하는데 별 문제가 없는 듯 보였다.

건강이 좋은 것 같았다.

--김정일이 한국으로부터 더 많은 투자를 원하는 것 같았나. 북한이 한국과 더 많은 사업을 같이 하고 싶어하는가.

▲김 위원장은 많은 관심이 있었다.

그는 남북 당국이 대화를 통해 많은 한국 기업이 북한에 들어올 수 있기를 바란다면서, 북한은 천연자원이 풍부하고 한국은 그것을 팔 능력이 있으므로 함께 일한다면 남북이 함께 번영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정일은 거친 협상가인가.

▲김 위원장은 매우 솔직하게 말하는 사람인 것 같다.

그래서 김정일과의 직접 대화가 이뤄지면 좋은 결과가 많이 도출될 것으로 생각한다.

개인적인 의견으로는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 김 위원장이 만나면 일들이 꽤 쉽게 풀릴 것으로 생각한다.

--개성공단의 미래는.

▲현재 우리는 개성공단의 1단계 사업만을 운영하고 있을 뿐이지만 남북 양측이 상황을 정리하면 우리는 실행 해야 할 2단계 사업 계획들이 많이 있다.

호텔도 지어져야 하고 병원과 우체국도 필요하다.

점진적으로 사업을 확장할 것으로 기대한다.

--개성공단의 북한 근로자들을 관리하는 것은 어떠한가. 그들에게 특별한 기술이 있나. 그들은 (한국의) 기술을 이해하는가.

▲북한 사람들은 매우 열심히 일한다.

특히 여성근로자들이 근면하다고 들었다.

모든 공장이 여성 근로자를 구하려고 한다.

처음에는 재봉틀 같은 것을 사용해본 경험이 없었던 이들은 작업장에 1시간 먼저 나와 연습을 하는 등 열의를 갖고 일했다.

또한 북한 사람들은 소규모 회의를 열어 당면 문제들을 풀어나가는 능력이 있어 사업자들이 이런 것을 매우 좋아하는 것 같다.

중국에 공장을 갖고 있으면 문제가 생겼을 때 언어 소통 문제로 매우 어려움을 겪기 마련인데, 개성공단에서는 자유롭게 의사소통이 되므로 사업자들이 훨씬 편하게 생각한다.

--북한에 왜 이렇게 많이 투자하나. 현대그룹에게 이득은 무엇인가.

▲시아버지인 고 정주영 명예회장의 프로젝트로 모든 게 시작됐다.

그는 북한에서 태어났기에 북한에 대한 큰 애정이 있었다.

나는 북한에서 친척분들도 만났다.

시아버지가 북한 사람들이 겪는 경제적 곤궁에 마음 아파했다고 생각한다.

--그렇다면 (개성공단은) 비즈니스가 아니라 개인적인 일 아닌가.

▲시아버지에게는 많은 것이 개인적인 이유로 시작된 것 같다.

나는 물론 사업으로 하는 것이지만 남편(고 정몽헌 회장)에게도 안 좋은 일들이 생겼기 때문에 남편의 죽음이 헛되지 않도록 이 사업을 계속해야겠다는 사명감을 갖고 있다.

--한국 정부가 현대그룹의 대북사업을 지지하고 있나.

▲ 현재는 북핵 문제가 걸려 있기 때문에 상황들이 그리 순조롭게 흘러가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앞으로 (한국정부가) 잘 협조해주리라 믿고 또 그렇게 되리라고 생각한다.

(서울=연합뉴스) yongla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