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원로 93명이 세종시의 행정기관 이전을 백지화할 것을 또다시 촉구하고 나섰다. 강영훈 남덕우 노재봉 이영덕 정원식 이한동 현승종 전 국무총리들을 비롯해 학계 법조계 종교계 시민단체 등을 포함한 '나라의 장래를 걱정하는 원로 93명'은 어제 시국선언문을 발표,"세종시로의 행정부처 이전은 극심한 행정 비효율을 야기할 뿐 아니라 국가안보 위기상황에 효과적으로 대응하기 어렵게 된다"며 이같이 주장했다.

지난 9월 초에도 사회 원로 · 지식인 1200여명이 세종시 건설 중단 촉구 성명을 발표한 바 있다. 원로들의 거듭된 세종시에 대한 입장 표명은,이 문제가 이미 최대의 국가 현안이자 나라 장래를 좌우하는 중차대한 사안인데도 국론분열만 심화되고 있는 현실에 대한 우려와 충정에서 비롯됐음에 틀림없을 것이다. 정치권이 여전히 지역이기주의와 정략적 이해타산에 빠져 끊임없이 갈등과 대립만 부추기고 있는 상황이고 보면 더욱 그렇다.

원로들은 세종시가 진정으로 충청권 발전의 중심축이자 대한민국 재도약의 디딤돌이 되도록 하기 위해서는,행정부처 이전을 포기하고 더 많은 예산 투입과 과감한 규제 철폐(撤廢)로 녹색 · 과학 · 기업 · IT · 교육 · 의료 · 문화 · 관광이 융합된 첨단도시를 건설하는 것만이 국가적 낭비를 최소화하면서 충청권과 나라 전체의 발전을 위한 최선의 방안이라고 강조했다. 옳은 방향 제시라고 본다.

세종시 문제를 정치권의 당리당략으로 접근해서는 결코 바람직한 해법이 나올 수 없는 것은 두말할 필요도 없다. 여당과 야당 할 것 없이 국가백년대계의 관점에서 어느 길이 진정 국익과 충청권의 발전에 도움이 되고 세종시를 자족도시로 개발하는 데 유익한 방안인지 머리를 맞대고 슬기로운 해법을 찾지 않으면 안된다. 정쟁만 벌일 것이 아니라 이제는 정말 세종시의 대안을 놓고 토론을 벌일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