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M대우자동차가 지난해 12조3100여억원의 매출을 올리고도 8700억원이 넘는 순손실을 낸 것은 무리한 환헤지 전략 때문이다. GM 본사의 잘못된 환관리로 입은 외환손실액만 총 3조원 안팎에 달하고 있다. 이에 따라 경쟁력 상실로 위기에 직면했던 GM이 변칙적인 방법으로 GM대우의 이익 중 상당액을 환수한 게 아니냐는 소문이 끊이지 않고 있다.

GM대우는 2003년부터 국내 시중은행들과 달러와 유로 등에 대해 외환 파생상품 거래계약(통화선도거래)을 맺으면서 대규모 손실을 초래했다.

총 매출액의 90% 이상을 수출하는 구조이기 때문에 환율 변동 위험을 '헤지'(위험회피)하기 위해 파생상품 거래(외화 매도 · 원화 매수)에 손을 댔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GM대우는 향후 2~3년치 수출 추정액의 50~70%에 대해 각 은행들과 환헤지 계약을 체결했다.

이 같은 파생상품 거래는 원화가 강세일 때 이익을 안겨줄 수 있지만,그 반대의 상황에선 막대한 손실을 입힐 수밖에 없다.

원화가 약세 기조로 돌아선 작년에만 GM대우의 평가 순손실이 1조4554억원(평가이익 132억원,평가손실 1조4686억원)에 달했다. 금융권 관계자는 "2~3년간의 수출 추정치를 대상으로 파생상품 계약을 맺는 것은 비상식적으로 공격적인 방식"이라고 지적했다.

작년 말 현재 GM대우의 외환 파생상품 거래 잔액은 19억700만유로 및 66억2200만달러 등이다. 만기는 최장 2011년까지로,GM대우는 만기가 돌아오는 개별 계약에 대해 외화를 계속 상환해 나가야 한다. 업계 관계자는 "수출 대금이 정상적으로 들어오지 않을 경우 GM대우가 파생상품 계약을 결제하지 못해 심각한 위기에 처할 수 있다"고 전했다. 이와 관련,프리츠 헨더슨 GM 회장은 "GM대우가 어려움을 극복할 수 있도록 증자 등 필요한 조치를 계속 취해나갈 것"이라며 "비용 구조 등 모든 부문을 개선하겠다"고 말했다.

조재길 기자 roa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