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 끝 예산·인력 확 늘린다
[창간 45주년 기업 사회속으로] (4) 박수 받는 '착한 기업' 금융위기 수렁 먼저 벗어났다

기업 사회공헌 활동은 사회 책임 경영(CSR)의 일환이다. CSR란 기업들이 사회와 함께 성장한다는 의미에서 사회적 · 경제적 · 환경적 책임을 갖고 하는 경영활동을 말한다. 그 중요성이 부각되면서 CSR를 잘하는 기업에 투자하려는 경향도 뚜렷해지고 있다. 그만큼 믿을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이에 따라 미국 유럽 등에서는 CSR가 우수한 기업만을 묶은 사회책임투자지수(SRI)를 잇따라 만들고 있다.

재미있는 것은 SRI지수 상승률이 일반 주가지수 상승률보다 높다는 점이다. 한국거래소가 CSR를 잘하는 70개 주요 기업을 묶어 만든 SRI에 속한 기업들만 해도 그렇다. 이들 70개 기업의 지난 1년간 주가 상승률은 94.17%.같은 기간 코스피지수 상승률(74%)보다 높았다. 이른바 '착한 기업'들이 실적도,주가도 좋다는 소리가 나올 만하다.

[창간 45주년 기업 사회속으로] (4) 박수 받는 '착한 기업' 금융위기 수렁 먼저 벗어났다

◆사회공헌 기업 투자지수 잇따라 등장

한국거래소는 지난달 초 SRI를 만들었다. 중 · 대형 상장 기업 330개 중 삼성전자 등 70개사로 구성했다. 한국거래소는 70개 기업을 고르면서 환경 · 사회 · 지배구조(ESG) 등 CSR를 종합 평가했다. CSR가 어느 정도냐에 따라 'AAA'에서 'CCC'까지 7단계로 등급을 매겼다.

이 결과 삼성전자 포스코 한국전력 LG전자 현대자동차 현대중공업 신한금융 등 39개사가 'AAA'등급을 받았다. KB금융 LG디스플레이 하이닉스반도체 롯데쇼핑 등 19개사는 'AA'등급을,현대모비스 ㈜LG 삼성화재 기업은행 등 12개사는 'A'등급을 각각 받았다.

SRI에 속한 70개 기업은 글로벌 금융위기 속에서도 주가의 상대적 강세가 두드러졌다. 증시가 저점을 찍은 작년 10월27일부터 지난 9일까지 약 1년간 SRI 70개 기업의 주가 상승률은 코스피지수 상승률보다 20%포인트 이상 높았다. 삼성테크윈이 321.93% 급등해 가장 높은 상승세를 보였다. 동부화재 현대제철 LG생명과학 삼성전기 등도 200% 넘게 올랐다. 착한 기업이 증시 상승을 주도한 셈이다.

물론 이들 기업이 CSR를 잘해 주가가 더 올랐다고 속단할 수는 없다. 70개사 대부분이 한국의 간판 기업이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이들 기업의 사회공헌 활동 등 활발한 CSR가 투자자들의 신뢰를 얻어 실적도 좋고,주가 상승률도 높인 한 요인이라는 것은 부인할 수 없다.

한국거래소의 SRI에 이어 세계 최대 금융정보 제공 기관인 미국의 다우존스가 오는 20일 다우존스 지속가능성 지수(DJSI)의 '한국지수'를 내놓을 예정이다. 지난달까지 6개월간 국내 200개 주요 상장 기업을 대상으로 심사를 벌였고,이 가운데 수십개사를 한국지수에 편입할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생산성본부가 DJSI 한국지수 발표 업무를 주관한다.

◆해외 '착한 기업' 주가도 강세

이른바 '착한 기업'을 따로 묶어 별도의 지수로 관리하려는 움직임은 미국 유럽 등 선진국에서는 이미 정착한 상태다. 다우존스는 1999년부터 전 세계 2500여개 기업 중 사회공헌 활동 등 CSR에서 뛰어난 업적을 보이는 기업들을 추려내 DJSI '월드지수'를 발표하고 있다. 올해는 317개 기업이 월드지수에 편입됐다. 이 지수에 편입된 기업은 '착한 기업'에 투자하려는 글로벌 자금의 우선 투자 대상으로 부상해 '몸값'과 '품격'이 덩달아 올라가는 경향을 보인다.

DJSI 월드지수에는 19개 주요 업종별로 최상위 업체가 있다. 이 가운데 BMW(자동차),호주뉴질랜드뱅킹그룹(은행),유니레버(음식료),피어슨(미디어),텔레포니카(통신),킹피셔(유통),파나소닉일렉트릭웍스(전자부품),시아 에너제티카 데 상파울루(전력),소덱소(레저),TNT(물류) 등은 지난 1년간 주가 상승률이 해당국 증시의 관련 업종지수를 훨씬 웃돌았다.

영국 음식료 기업인 유니레버는 지난 1년간 13% 올라 관련 지수인 'FTSE(파이낸셜타임스 스톡 익스체인지) 100지수' 상승률(10.9%)을 웃돌았다. 지속가능 경영 전문 컨설팅 회사인 솔라빌리티 관계자는 "유니레버는 10여년 전부터 CSR를 강화해 회사 주요 의사결정의 일부분으로 만들면서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기업'이란 이미지를 확보했다"며 "이 덕분에 글로벌 시장에서 점유율을 꾸준히 높여 실적 개선을 이루고 있다"고 분석했다.

한국 기업 중에서는 삼성전자 삼성전기 롯데쇼핑 포스코 삼성SDI SK텔레콤 등 6개사가 DJSI 월드지수에 포함돼 세계적인 '착한 기업'으로 인정받았다.

DJSI 외에 유럽의 'FTSE 4굿 지수'도 착한 기업 관련 지수로 널리 알려져 있다. 2001년 선보인 이 지수는 환경 인권 노동규범 반부패 등을 기준으로 영국 50지수,유럽 50지수,미국 100지수,글로벌 100지수 등을 발표한다.

◆외국인 · 연기금,'착한 기업' 투자 늘린다

증시 전문가들은 사회공헌 활동을 비롯한 CSR를 중시하는 외국인 투자자는 물론 국민연금 등 국내 대형 기관투자가들이 '착한 기업'에 대한 투자를 확대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렇게 되면 '착한 기업=주가 강세'라는 흐름이 중 · 장기 추세로 자리잡을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활발한 사회공헌 활동이 기업 이미지를 좋게 해서 실적도 좋아지고 주가도 오르는 선순환이 계속 이뤄질 것으로 보는 셈이다.

노희진 자본시장연구원 정책제도실장은 "전 세계적으로 SRI에 대한 관심이 커지는 데다 국민연금 등 국내 증시의 '큰손' 투자자들도 착한 기업 투자를 확대하고 있어 이 기업들의 주가가 상대적 강세를 이어갈 가능성이 높다"고 예상했다.

특히 한국거래소의 SRI와 다우존스의 DJSI 한국지수는 '착한 기업'에 연기금과 외국인의 매수세를 끌어당기는 계기로 작용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김정우 알리안츠글로벌인베스터스자산운용 이사는 "착한 기업에 대한 국내외 자금의 투자 규모가 커질 것은 확실하다"며 "특히 연기금은 사회에 크게 기여하는 기업에 더 많이 투자하는 게 공적자금의 성격에도 부합한다"고 설명했다.

장경영 기자 longru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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