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수연동예금(ELD)이 인기를 끌고 있다. 기본적인 성격이 은행 정기예금이어서 만기 해지 시 원금이 보장되고,주가변동에 따라 두 자릿수 수익률도 얻을 수 있다는 점에서 안정성과 수익성을 동시에 갖추고 있다는 점이 인기비결이다. 시중 은행들은 한 달에도 몇 번씩 ELD 상품을 출시하며 고객모집 경쟁에 한창이다. 고객들의 다양한 요구에 부응하기 위해 이제껏 볼 수 없었던 새로운 개념의 '변종 ELD'도 속속 개발하고 있다.


◆판매액 작년보다 45% 이상 늘어

올 들어 국민 우리 신한 하나 등 4대 은행이 지난 8일까지 판매한 ELD는 1조4346억원에 달했다. 지난해 판매액 9781억원보다 45% 이상 늘어난 규모다.

가장 많은 금액을 모집한 곳은 하나은행이다. '지수플러스 정기예금'시리즈로 총 5394억원을 모집했다. 이어 세이프지수연동예금 시리즈를 내놓고 있는 신한은행이 5073억원을 팔아 2위를 기록했고 국민은행의 KB리더스정기예금 시리즈 2440억원,우리은행 하이-믹스 복합예금 시리즈 1439억원 등의 순이었다.

상품 출시 건수도 눈에 띄게 늘어났다. 하나은행은 올 들어 지수플러스 정기예금 68차부터 89차까지 무려 22건을 내놓았다. 한 달에 평균 두 건 이상을 출시했다는 얘기다. 이어 신한과 우리은행이 각각 14건,국민은행이 9건을 기록했다.

◆고수익 달성 속출

금융위기로 쪼그라 들었던 주식시장이 올 들어 꾸준한 상승세를 보이면서 두 자릿수 수익률을 기록한 사례가 곳곳에서 나왔다.

지난 8월27일 만기가 된 국민은행의 'KB리더스정기예금 KOSPI200 8-15호'는 연11.84%의 수익을 냈다. 예금가입기간 중 주가지수가 30% 넘게 상승한 적이 없는 경우 지수상승률의 90%를 지급하는 구조를 가진 상품이었다.

우리은행의 '하이믹스 복합예금 12호'는 지난 9월16일 연 12.69%의 수익률을 끝으로 예금 만기를 맞았다. 지수상승률이 25%를 초과한 적이 없으면 상승률의 66%를 지급하는 상품이었다.

신한은행에서는 '세이프지수연동예금 KOSPI200 하락형 8-2호'가 연 10.77%의 실적을 거뒀다. 주가지수가 하락할 경우 고수익을 얻을 수 있는 구조였는데 만기인 지난 2월까지만 해도 작년 같은 달에 비해 주가지수가 상당히 떨어져 있었기에 높은 수익률을 실현할 수 있었다. 현재 신한은행 지수연동예금의 최고 희망주는 오는 23일 만기가 되는 'KOSPI200 상승형 8-11호'로 지난 8일 종가 기준으로 볼 때 연 22.12%의 수익률을 기록 중이다.

하나은행의 '지수플러스정기예금'에서는 4개 상품에서 두 자릿수 수익률이 나왔다. 지난 9월17일 만기가 된 52차 안정형 28호와 적극형 20호가 각각 연 13.6%,연 10.2%를 각각 기록했고 10월1일이 만기였던 53차 적극형 21호와 54차 범위형1호가 각각 연 12.0%를 나타냈다.

◆ELD는 변신 중

주가지수 연계형으로 국한됐던 ELD가 금,국제유가,금리 등 다른 지수에 연동되는 것으로 변신하고 있다. 은행들이 고객의 다양한 수요에 부응하기 위해,또 좀 더 고수익을 내기 위해 전략적 선택을 한 결과다.

국민 우리 신한 등 몇몇 시중은행들은 금가격 연동형을 선보였다. 우리은행이 지난 7월 판매한 '하이믹스복합예금24호'의 경우 국제유가가 상승할 경우 최고 연 16.4%를 받을 수 있게 설계됐다.

국제유가를 기준으로 하는 ELD도 늘어나는 추세다. 국제유가 선물가격 상승 시 연 5.95%를 지급하는 상품이 지난달 인기리에 판매됐다. 천연가스 가격을 기준지수로 삼는 ELD도 나왔다. 부산은행이 개발해 지난 9월 판매한 '천연가스지수연계 정기예금'이다. S&P골드만삭스 천연가스지수(GSCI)상승률에 따라 최고 연 16%의 수익률을 적용한다. 부산은행은 최근 원 · 달러 환율에 연동되는 지수연동예금을 선보이기도 했다. 만기 때 원 · 달러 환율이 기준 환율(2009년 10월 21일 최초 고시 환율)보다 하락하거나 같은 경우 연 6.7%의 이자를 지급하는 상품이다.

김인식 기자 sskis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