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단이 뛴다
커지고 많아지는 '기업재단'
[창간 45주년 기업 사회속으로] (3) '복지 틈새' 메우며 '긴 호흡' 지원

기업들의 사회공헌 활동은 각종 재단을 통해서도 활발해지고 있다. 재단이 늘어나고 있고,재단의 자산도 커지고 있다. 매년 지출하는 사업비가 증가하는 것은 물론이다. 기업들이 만든 기업재단은 한국 사회공헌 활동의 한 축으로 뚜렷이 자리잡고 있다.

전국경제인연합회가 주요 63개 기업재단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2007년 이들 재단의 총 자산은 5조1881억원에 달했다. 전년(4조1920억원)에 비해 23.8% 불어났다. 평균 자산액은 823억원에 이른다. 기업재단들이 사회공헌 활동에 투자할 수 있는 여력이 그만큼 커지고 있는 셈이다.

이들 63개 기업재단이 2007년 지출한 사업비는 1조9179억원.전년(1조7028억원)에 비해 12.6% 증가했다. 같은 해 주요 208개 기업이 지출한 사회공헌 예산(1조9556억원)과 맞먹는 규모다. 국내 기업의 사회공헌 활동 중 절반은 기업재단을 통해 이뤄지고 있다는 계산이 가능하다. 63개 기업재단 중 2000년대 설립한 것은 신한장학재단(2004년) 등 13곳에 달했다. 갈수록 기업들이 출연한 기업재단이 늘어나고 있는 것이다.

기업재단 사회공헌 활동의 특징은 '긴 호흡'이다. 기업이 자체적으로 실시하는 사회공헌 활동과 달리 몇 년간 꾸준히 할 수 있는 사업을 진행한다. 10년이 넘은 사업도 수두룩하다. 마케팅 효과 등을 감안해 1회성으로 이뤄지는 사업이 대부분인 기업 사회공헌 활동과 구분된다. 남상건 LG복지재단 부사장은 "한국에서 기업재단은 정부의 예산 부족으로 손길이 미치지 못하는 '복지의 틈새'를 메우는 역할을 맡고 있다"고 말했다.

한국 기업재단의 특징은 기업이 초기 자본금의 상당 부분을 대고 운영에도 개입한다는 점이다. 성공한 기업인이 개인적으로 출자한 돈으로 별도의 조직을 꾸려 사업을 벌이는 재단이 대부분인 미국과는 다르다. '도요타 재단'처럼 기업이 설립과 운영에 모두 관여하는 일본 기업재단과 비슷하다.

기업은 보통 총수가 타계했을 때 재단을 만든다. 고인의 뜻을 기리기 위해서다. 자본금의 일정 부분은 총수의 개인 자산에서 출연한다. 여기에 지주회사나 지주회사 역할을 하는 계열사들이 현금이나 주식을 더한다. 재단의 이름은 타계한 총수의 호와 기업명,사업의 방향 등을 모두 감안해 짓는다. LG연암문화재단이 대표적인 예다. 연암 구인회 LG 창업 회장의 뜻을 기려 문화사업을 추진하는 재단이라는 의미를 담았다.

기업재단은 자본금을 은행에 예치한 뒤 이자 수입으로 사업을 진행한다. 이 같은 속성 때문에 재단 사회공헌 활동은 금리가 높을수록 활발해진다. 이자 수입이 넉넉하면 그만큼 사업 예산도 늘어나기 때문이다.

재단의 사업은 교육(76.6% · 이하 복수 응답),사회복지(46.9%),문화(28.1%) 등에 집중돼 있다. 처음 교육재단을 설립한 뒤 복지,문화 등으로 영역을 넓히는 게 일반적인 기업재단의 발전 방향이다. 환경보호,농촌 개발 등 새로운 이슈를 전면에 내세운 재단이 등장한 것은 최근의 일이다.

송형석 기자 click@hankyung.com


○특별취재팀=하영춘 산업부 차장(팀장),이정선/김태훈/송형석 산업부 기자,김현석 경제부 기자,장경영 증권부 기자,노경목 건설부동산부기자,최진석 생활경제부기자

ⓒ 한경닷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