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은 여러 종류가 있는 모양이다. 초청장이 왔는데 답을 안 하면 보통은 안 오는 줄 안다. 그런데 이런 사람이 있다. "안 온다는 얘기 없으니 오는 것으로 알겠다. " 돈이 움직이는 회사에서 경영자는 특히 말을 조심해야 한다. 직원들이 어떻게 해석할지 알 도리가 없어서다.

소통 부재는 정치판에만 있는 게 아니다. 심각한 걸로 보면 회사가 더하다.

해결의 칼자루? 당연히 경영자가 쥐고 있다. 커뮤니케이션은 사회적 관계가 그 질을 결정한다. 같은 말이라도 상사가 하는 건 전혀 다르다.

특히 경영이 살얼음판을 걷는 이런 위험한 시절에는 경영자가 먼저 메시지를 명확히 하고 말을 하는 조심성을 잃지 말아야 한다. "도대체 일하는 사람이 없어!"라고 던진 한마디가 명예퇴직을 예고하는 것으로 비치기도 하고,누군가를 칭찬했더니 임원후보로 거론되는 식의 일이 심심찮게 빚어지는 곳이 말 많은 회사 사회다.

경영자의 말 한마디는 그 자체가 경영 행위다. 특히 직원들의 행동 양식을 규정하는 말은 아주 구체적일 필요가 있다. 사장이 단순히 "1등이 되자"고만 얘기하면 곤란하다. 영업부에서는 시장점유율을 높이기 위해 덤핑판매를 할지도 모른다. 마케팅 부서에서는 반대로 브랜드 1등을 위해 고가격 정책을 고집할지도 모른다. 사원들이 각자 땀흘려 일하는데 성과가 나지 않는 건 이런 '불통' 때문이다.

세대 차이를 고려해 단어 선택도 잘해야 한다. 최근 사장들을 만나 보면 가장 큰 문제를 느끼는 연령대가 바로 30대다. 20대는 자식과 같은 연령대여서 짐작이 가고 40대는 거의 동료처럼 잘 아는데 30대만은 이해할 수가 없단다. 이렇게 미묘한 말에 자신이 없으면 침묵하고 경청하라.피터 드러커의 조언대로 "부하직원에게 스스로 자신의 문제를 먼저 얘기하도록 하라".

한경아카데미 원장 yskw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