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피니티의 2세대 FX는 디자인만으로 눈길을 확 당기는 모델이다. 인피니티는 이를 '바이오닉 치타'라고 표현하는데 듣고 보면 치타의 잘록한 허리 곡선이 연상된다. FX50은 곡선만으로 이루어진 차라는 느낌도 든다. 정면,측면,후면 어디를 봐도 부드럽게 감기는 곡선이 매력적이다. 쇼핑몰 같은 곳의 대형 유리창에 비친 FX50의 모습을 보고 있으면 빛과 차체 곡선이 만들어내는 그림자만으로도 자부심을 갖기에 충분하다.

디자이너인 시로 나카무라가 곡선을 통해 표현하고자 했던 것은 동물이 웅크린 듯한 실루엣이라고 한다. 차 높이가 그리 낮은 편은 아니지만 어딘지 쿠페형을 연상시킨다. 스포츠 쿠페의 차체 비율을 적용했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2세대 FX에 탑재되는 엔진은 3.5ℓ와 5.0ℓ의 가솔린 두 가지다. 시승차는 V8 5ℓ 엔진으로 인피니티 최초로 7단 변속기를 탑재해 가속 및 고속 주행 성능은 인피니티 SUV의 간판 모델 자격으로서 손색이 없다.

신형 FX는 무게를 줄이기 위해 앞,뒤 문짝 패널을 알루미늄으로 만들었다. 동일한 강성을 유지하면서도 20㎏ 정도 가볍게 했다는데 높아진 출력까지 더해 가속력이 한층 개선됐다. 엑셀러레이터의 반응은 살짝만 밟아도 반응이 온다. 웬만한 잡소음 하나없이 매끄럽게 시속 100㎞를 가뿐히 넘는다. 선입견일지는 모르겠지만 일본차 답게 가속감은 묵직하기보다는 날카롭다.

박동휘 기자 donghui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