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TV 시장에서는 삼성전자와 LG전자의 약진이 두드러졌다. 경기 침체 속에서 소니와 파나소닉 등 경쟁사들의 실적이 주춤해진 데 반해 두 회사는 역으로 점유율을 늘려가며 시장 선점 기반을 다졌다. 두 회사의 세계 평판 TV(LCD와 PDP TV) 시장 점유율은 지난해 2분기 31.4%에서 올해 2분기 33.9%로 뛰어올랐고, LG전자는 일본 소니를 3위로 밀어내고 업계 2위로 올라서는 저력을 보였다.

이런 호실적이 가능했던 데에는 LED(발광다이오드) TV라는 신제품이 주효하게 작용했다. 올해 초 국내외 TV 시장에서는 삼성전자가 내놓은 LED TV에 대한 설왕설래가 오갔다. LCD(액정표시장치) TV에 쓰이는 형광등 광원(光源) 대신 LED를 달았을 뿐이라며 시장성을 낮게 보는 사람들도 있었다. 하지만 소비자들은 손가락 굵기만한 29.9㎜ 두께의 신종(新種) TV를 위해 지갑을 열기 시작했다. 세계 경기 침체 속에서도 LED TV의 위력은 막강했다.

삼성전자는 세계 LED TV 시장의 90% 이상을 선점하며 글로벌 TV 시장 1위의 자존심을 지켰다. LG전자는 TV 화면과 테두리(베젤) 사이를 줄인 '보더리스 TV'를 출시하며 TV 시장 공략에 들어갔다. 이 제품은 세계 최초로 동작 인식 방식을 적용한 '매직 모션 리모컨'이 딸려 나온다. PC 마우스를 사용하듯 리모컨을 움직여 간편하게 채널 변경과 볼륨 조절을 할 수 있다.

올 상반기 세계 휴대폰 시장은 경기 위축으로 축소됐지만 삼성전자 LG전자 등 국내 주요 업체들은 점유율을 높이며 선전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글로벌 시장 점유율을 20%대까지 끌어올리며 30% 중반대로 떨어지고 있는 1위 노키아와의 격차를 줄여 나가고 있고,LG전자 역시 지난 2분기 처음으로 두 자릿수(11.1%) 점유율로 올라서며 선전하고 있다.

삼성전자와 LG전자가 가장 돋보이는 활약을 벌이고 있는 곳은 북미 시장이다. 두 회사는 터치스크린 휴대폰과 쿼티(QWERTY) 키패드를 장착한 '메시징폰' 등을 내세워 점유율 1,2위를 다투고 있다.

3차원 사용자 환경(UI)을 적용한 터치폰과 AMOLED(능동형 유기발광다이오드) 화면을 장착해 화질을 크게 개선한 휴대폰 등도 글로벌 시장에서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국내 업체들은 4분기에도 안정적인 시장 점유율과 영업이익을 유지할 전망이다. 이는 △북미 시장에서 모토로라의 경쟁력 약화에 따른 삼성전자 LG전자 등의 점유율 증가 △서유럽에서 노키아 소니에릭슨 등이 주춤하는 현상 △국내 업체들이 주도하고 있는 3세대(G) 휴대폰 시장 확대 등에 따른 것이다.

김현예/안정락 기자 yea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