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전 주말 영화 '국가대표'를 보러갔다. 열악한 환경을 딛고 목표를 향해 나아가는 스키점프 선수들의 이야기였다.

주인공들이 태극마크를 달게 된 동기는 서로 달랐지만 올림픽 금메달이라는 꿈은 같았다. 그러나 그들 앞에 놓인 현실은 냉혹하기만 했다. 일개 실업팀 규모도 되지 않는 선수구성,터무니없는 훈련여건,누구도 알아주지 않는 주변의 무관심 등 극복하고 이겨내야 할 상대는 비단 경쟁국 선수만이 아니었다. 그들은 이 모든 악조건에도 불구하고 금메달을 향한 도전을 시작한다.

영화관을 나서면서 요즘 우리 사회에는 이렇게 무모하다 싶을 정도의 도전정신이 사라진 것이 아닐까 하는 아쉬운 마음이 들었다.

험한 길,새로운 길에 도전하기보다는 익숙하고 편한 포장도로를 선택하는 경우가 많다. 인문학이나 이공계를 기피해 법대나 의대로 진학하는 현상이 두드러지고 대학주변 고시촌이 공무원 시험 준비생들로 문전성시를 이루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기업 역시 예외는 아니다. 불확실하고 복잡해지는 경영환경 탓에 기업이 정확한 의사결정을 내리기가 점차 어려워지고 있다. 한 번의 실수와 실패가 회생 불가능한 벼랑 끝으로 기업을 내몰 수 있다. 100에서 1을 빼면 99가 아닌 0이 될 수도 있는 것이 오늘날 불확실성의 시대요,승자독식(勝者獨食)의 시대이다.

그러나 불과 반세기도 안되는 짧은 시간에 한강의 기적을 일구어 내고 오랫동안 아시아의 변방에 머물러 있던 우리나라가 G20 의장국이 될 수 있었던 것은 가진 역량을 바탕으로 무언가 해보고자 하는 강한 '도전정신'이 있었기 때문이다. 무에서 유를 만들어 내기 위한 끊임없는 창조적 개척정신이 오늘의 한국을 만들어 냈다고 본다.

석학 피터 드러커는 한국을 세계에서 가장 기업가정신이 높은 나라로 꼽았다. 사라져가는 기업가정신,퇴색해가는 도전정신을 다시 살려내야 한다. 그래야 지속적인 성장이 가능하고 밝은 미래로 가는 길이 열린다.

영화 속의 국가대표는 어려운 환경에서도 과감하게 도전했다. 그리고 '국가대표'라는 지위를 획득했다. 우리 모두 각자의 자리에서 국가를 대표한다는 생각을 갖고 다시금 지난날 어려웠던 시절의 할 수 있다는 도전정신을 일으켜 세우자.기업은 기업대로,정부는 정부대로 또 국민은 국민대로 자랑스러운 국가대표로서 금메달을 목에 거는 세계무대의 승자가 되어보자.

김 상 열 대한상공회의소 상근부회장 sangyeolkim@korcham.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