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민주당의 하토야마 내각이 출범한 직후인 지난달 17일 후지이 히로히사 신임 재무상은 취임 기자회견에서 교텐 도요오 국제통화연구소 이사장을 재무성 특별고문에 임용하겠다고 밝혔다. "교텐 이사장이야말로 국제금융계에서 가장 신뢰받는 일본인"이라는 게 기용 이유였다. 후지이 재무상은 "로렌스 서머스 미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과 대등하게 얘기할 수 있는 사람은 교텐 이사장뿐"이라고도 했다.

교텐 이사장은 국제금융계에서 일본의 '대표 선수'로 통한다. 대장성(현재 재무성) 관료 출신으로 후지이 재무상과는 동기다. 1985년 주요국이 엔화가치 절상을 유도키로 한 플라자합의 때 대장성 국제금융국장으로 협상에 직접 참여했다. 1989년 재무관(차관급)을 끝으로 관료생활을 접은 뒤엔 미국 하버드대와 프린스턴대 객원교수를 거쳐 도쿄은행(일본 최대 시중은행인 미쓰비시도쿄UFJ은행의 전신) 회장을 역임했다. 국제금융에 대한 해박한 지식과 풍부한 경륜으로 인해 역대 정권에서 줄곧 국제금융에 대한 조언자 역할을 해왔다. 작년 말 한 · 일 통화스와프 계약 체결 때는 아소 다로 당시 총리의 특사 자격으로 한국을 방문하기도 했다.

미국과 유럽의 금융계 인사들과도 교분이 두텁다. 특히 폴 볼커 전 미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과 친해 함께 책을 내기도 했다. 일본 내에선 관료사회의 파워그룹인 '통화 마피아'의 대부이기도 하다.

도쿄=차병석 특파원 chabs@hankyung.com

○약력

△1931년생 △도쿄대 경제학부 졸업(1955년) △대장성(현재 재무성) 근무 시작(1955년) △미국 프린스턴대 유학(1956년) △대장성 재무관(1986년) △미국 하버드대·프린스턴대 객원교수(1990년) △도쿄은행 회장(1992년) △내각 특별고문(1998년) △내각 관방참여 겸 총리 특사(2008년) △재무성 특별고문(2009년) △국제통화연구소 이사장(1995년~현재)

주요 저서:부의 흥망-엔과 달러의 역사(영문명 'Changing Fortunes',폴 볼커 전 FRB 의장과 공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