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사회과학 분야가 그러하듯 경제학은 실험실을 가질 수 있는 학문이 아니다. 경제 현상에 대한 심층 분석의 횡단면 통계자료나 역사적 시계열 자료에 기초하여 이루어질 수밖에 없다. 거시계량경제학은 넓게 관찰되고 경제 현상은 자료에 기초하여 구조,인과관계,성향 등을 분석하는 경제학 분야 가운데 하나다.

1930년도 초부터 경제학의 한 분야로서 도입되기 시작한 계량경제학은 그동안 장족의 발전을 거듭했으나 시계열 자료를 주로 이용하는 통계량의 추정에 있어서는 여러 가지 약점이 있다는 지적이 있었다. 시계열 자료에 주로 장기 추세,계절적 변동,순환 변동,확률적 변동이 포함되어 있어서 이러한 변동을 그대로 둔 채 여러 경제변수들 사이의 관계를 분석하는 데는 이른바 허위의 상관이라는 문제를 초래하게 된다. 장기 추세,계절적 변동,순환 변동을 제거한 뒤 변수간의 상호 관계를 분석하는 확률적 방법론이 제시되어 왔으나 확률적 변동을 제거하는 과제는 1980년대까지 그대로 남아 있었다.

유병삼 교수는 1981년 이 분야의 최고 국제 학술지에 '공적분 체계의 예측과 검정' 이라는 논문을 발표하면서 확률 변동이 가져오는 허위의 최종 문제를 구명하였고 1990년에는 '계절적 변동의 통합과 공적분' 이라는 논문을 발표하여 이 분야 연구의 지평을 넓혀나가는 데 기여하였다. 1993년에는 권위있는 미국 경제 학회지에 '국제 경기 변동'이라는 논문을 발표하면서 이러한 이론적 발전을 바로 현실 자료에 응용하는 성과를 보이기도 했다. 특히 세 번째 논문에서는 이른바 구조적 벡타 자기 회귀 모형이라는 이론을 적용하여 개별 경제체제 아래에서 구체적인 변화가 어떻게 연계되는지 최초로 실증 분석을 이룩하게 되었다.

유 교수는 1995년부터 최근에 이르기까지 이러한 이론적 연구를 한국 경제에도 적용해 실증 분석했다. 이는 한국에서 최초로 시도된 것이다. 유 교수가 발표한 논문은 이 분야 여러 학자들에게 가장 많이 인용되는 논문으로도 알려졌다. 제28회 다산경제학상 심사위원 전원은 유병삼 교수의 업적의 중요성을 인정하고 수상 후보자로 선정하게 됐다.

/심사위원장=윤석범 연세대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