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건희 전 삼성그룹 회장이 해외에 체류중인 것으로 뒤늦게 알려졌다.

삼성 관계자는 9일 "이 전 회장이 부인 홍라희 여사와 함께 지난달 20일께 전용기편으로 유럽으로 출국했다"며 "이달 중순 이후 귀국할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밝혔다. 부인 홍 여사는 먼저 귀국했고,이 전 회장은 일본에 머물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전 회장은 그간 이탈리아와 영국 등을 방문한 것으로 전해졌지만 자세한 현지 일정은 알려지지 않았다.

이 전 회장이 외유에 나선 것은 2007년 7월 이후 2년2개월 만이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인 그는 당시 과테말라에서 열린 IOC 총회를 앞두고 중남미 6개국을 돌면서 결국 실패로 끝난 강원도 평창의 2014년 동계올림픽 유치 지원 활동을 펼쳤다.

이 전 회장은 그해 10월 삼성에버랜드 전환사채(CB) 저가발행 등을 둘러싼 각종 의혹이 사회적인 논란거리로 떠오르자 일체의 외부 활동을 중단했다. 특별검사의 수사를 받고 기소된 작년 4월엔 삼성전자 대표이사 회장 등 삼성과 관련한 모든 직함을 내놓고 경영에서 손을 뗐다. 삼성 재판은 지난 8월 모두 마무리됐다.

한편 이 전 회장은 이날 보유 중이던 삼성증권 6만7347주(0.1%)와 삼성화재 15만1565주(0.32%), 삼성SDI 39만9371주(1.18%) 전량을 매각했다. 매각 대금 규모는 970억원 정도다. 이 전 회장이 이들 회사 지분을 모두 팔았지만 삼성 지배구조에는 영향을 미치지 않을 전망이다.

삼성 관계자는 "세금 납부와 개인적 용도를 위해 보유 주식 일부를 매각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현예 기자 yea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