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계사,계리사 등 프로가 많은 곳이 보험사다. 그런데 AIA생명엔 정말 '특별한 프로'가 있다. 방카슈랑스 본부에서 일하는 KLPGA 프로골퍼 출신 김나래 대리(사진)가 그 주인공이다. 2004년 한국여자프로골프협회(KLPGA) 정회원 선발전 2위를 차지한 그녀는 투어프로로 뛰다 2007년 정규직으로 입사했다. '집 두 채는 날려야 프로골퍼가 될 수 있다'는 말이 나오는 세상에,174㎝의 큰 키에 미모를 갖춰 인기가 높았던 그녀가 보험업에 뛰어들자 주변에선 의외라는 반응이었다.

"투어프로 생활은 재미있지만 불안하죠.또 프로들의 연령대가 어려지면서 장래를 고민하던 차에 마침 골프와 보험 마케팅을 접목해 일해보자는 제안을 받았습니다. 아무도 시도하지 않았던 일이죠.나만의 셀링 포인트(Selling Point)가 확실한 만큼 골프에서보다 더 성공할 수 있겠다는 자신감이 들었습니다. "

그녀가 맡은 일은 VIP마케팅이다. AIA생명 및 방카슈랑스 거래은행의 VIP고객을 상대로 일주일에 서너 차례 골프세미나를 연다. 국내 보험업계에서 처음 시작된 프로출신 직원의 골프 강의는 AIA생명만의 특별한 서비스로 주목받아 다른 금융사들도 벤치마킹에 나서고 있다. 그녀를 스카우트한 AIA생명 김명수 상무(방카슈랑스 담당)는 "정규 직원인 만큼 초청강사와는 강의의 질이 다르다"고 칭찬한다.

입사 3년차에 접어들면서 김 대리의 강의는 나날이 풍부해지고 있다. 2007년 첫 강의 때 커리큘럼은 골프 에티켓이나 원포인트 레슨 정도였다면 이제는 다양한 금융 상품과 자산관리 방법을 필드에서의 상황과 연계해 소개한다. "골프는 인생과 같아요. 티를 놓고 공을 치는 걸 인생의 시작으로 보면 살아가며 온갖 어려움을 겪듯 벙커에 빠지고 러프에 빠지죠.레이업을 해야할 때도 있습니다. 좋은 스코어를 얻으려면 이럴 때를 대비해 평소에 벙커샷이나 트러블샷 연습을 해야하듯 살면서 힘들 때를 대비해 평소에 보험에 가입해두는 것이 필요합니다. "

김 대리의 활약상이 두드러지다보니 후배 프로골퍼들도 전업에 대해 상담을 많이 해온다. "저도 몇년간 운동할 때 하지 않던 조직생활도 해야하고,출퇴근에도 익숙하지 않아서 어려웠죠.'어영부영 한번 해볼까' 정도라면 꿈도 꾸지말라고 이야기합니다. " 그녀는 자신이 일종의 롤모델이 되고 있는 만큼 더 성공해야 겠다고 다짐한다. 그래서 매일 바쁜 시간을 쪼개 금융 공부를 한다. 지난해 보험판매자격증을 땄으며 변액보험 판매자격증을 공부하고 있다. 증권펀드투자상담사나 금융위험관리사(FRM),개인재무설계사(AFPK) 등 자산관리와 관련된 자격증을 취득하는 게 목표다. "열심히 공부해서 골프부터 자산 관리까지 '토털 라이프 솔루션'을 제공하는 프라이빗뱅커(PB)가 되는 게 꿈"이라며 김 대리는 활짝 웃었다.

글=김현석/사진=김병언 기자 reali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