빌딩 숲에 가려 어두컴컴한 거실이나 건물,단독주택의 지하실로 햇빛을 끌어들일 수 있게 됐다. 채광용 광케이블을 통해서다. 이 빛으로 집안에서 식물을 키우고 지하농원을 가꿀 수도 있다. 낮에도 어두컴컴한 대형 빌딩 주차장을 대낮같이 밝힐 수도 있다.

대한전선의 광섬유 전문제조 계열사인 옵토매직은 실내에서도 태양광 채광이 가능한 채광용 유리광섬유를 국내 최초로 개발했다고 5일 밝혔다. 건물(주택) 외부의 집광장치에서 모은 태양빛을 자연 채광용 광섬유를 통해 수십m 떨어진 건물의 실내나 지하로 전달하는 원리다. 실내로 들어온 직경 1.8㎜의 케이블은 광확산 렌즈(산광구)를 통해 햇빛을 뿌려주는 역할을 한다. 별도의 에너지원이 필요치 않아 에너지 절약형이면서도 친환경적인 조명이라고 할 수 있다.

이번에 개발된 광섬유는 빛의 투과율이 뛰어나기 때문에 거의 자연 그대로의 태양광을 공급할 수 있는 게 특징이다. 광섬유를 통해 나오는 빛의 스펙트럼이 자연상태의 빛과 동일하기 때문에 식물의 광합성을 촉진시켜 지하철 역사나 건축물 내부 공간에서도 식물을 자연상태로 키울 수 있으며 자연광이 갖는 살균 효과로 공기정화 기능도 얻을 수 있다.

회사 관계자는 "태양이 떠 있는 낮에는 별도의 전기료가 들지 않아 에너지의 효율적 사용이 가능하다"며 "지하 농원이나 도심지 내 공장형 영농도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고 설명했다.

광섬유 제품에서 세계적인 경쟁력을 갖고 있는 옵토매직은 서울 여의도 63빌딩 지하 2층과 서울지하철 5호선 장한평 역사에 자연채광용 시스템을 시범적으로 설치 · 운영하고 있다. 이 케이블은 아직 국내외에서 보급 단계에 머물고 있지만 2013년부터 대형 건물의 신 · 재생에너지 사용 비율이 법제화되고 이산화탄소(??) 배출량에 세금이 부과될 예정인 점 등을 감안하면 연간 수천억원대의 시장을 형성할 것으로 예상된다.

조일훈 기자 ji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