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자동차(EV) 시대를 대비해 현대중공업 SK에너지 GS파크24 등 관련 기업들이 핵심 인프라에 해당하는 전기 충전사업에 속속 뛰어들고 있다. 주차장에서 전기를 충전하거나 자동차 배터리를 교환하는 등 주유소를 대체할 전기 충전사업이 2~3년 후 전기차가 본격 상용화되면 새로운 블루오션이 될 것이라는 판단에서다.

전기충전시장 진출 '잰걸음'

주차장 운영업체인 GS파크24는 유동인구가 많은 대형마트,식당 등과 가까운 주차장에 전기충전기를 설치해 주차 및 충전요금을 부과하는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GS칼텍스 일부 주유소를 충전소 겸 주차장 용도로 리모델링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강경태 GS파크24 사장은 "기존 주차장 부지를 활용하기 때문에 초기 투자비가 저렴한 것이 장점"이라고 설명했다.

삼성물산 건설부문도 최근 아파트 단지 주차장에서 전기충전을 할 수 있는 '플러그인 HEV 충전스테이션 시스템'을 개발해 특허 출원했다. 삼성물산 자회사 CVnet이 개발한 것으로,앞으로 짓는 모든 아파트 단지에 이 시스템을 설치할 계획이다.

한국과학기술원(KAIST)이 개발한 '온라인 전기자동차 시스템(OLEV)' 상용화 사업에 참여하기 위한 기업들의 움직임도 활발하다. OLEV는 버스전용차선 등 도로 바닥에 집전장치를 설치,무선충전 방식으로 2차 전지가 장착된 버스 등에 전기를 충전하는 방식이다.

현대중공업 대우버스 SK에너지 등이 컨소시엄에 참여하고 있으며 현대자동차 LG화학 삼성SDI LS전선 등도 관심을 보이고 있다. 조동호 KAIST 온라인 전기자동차 사업단장은 "차량 운행이 많은 30여개 국가를 대상으로 시스템 수출을 추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스마트그리드(지능형 전력망) 사업을 추진중인 한전은 제주도 구좌읍에 전기충전소와 배터리 교환소를 설치할 예정이다.



일본 · 이스라엘은 이미 상용화 단계

이스라엘계 미국회사인 '베터 플레이스(Better Place)'는 르노닛산과 제휴해 전기자동차 배터리 교환소를 설치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르노닛산은 내년부터 배터리 교환용 전기자동차 '리프(leaf)' 5만대를 생산할 예정이다. 배터리를 빌려쓰는 리스 방식의 이 차량은 일본 미쓰비시의 전기자동차 '아이미브' 가격(450만엔)의 절반 정도에 판매될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베터 플레이스는 첫 사업지로 이스라엘을 선정,교환소를 짓고 있다. 풍력발전 인프라를 활용할 수 있는 덴마크에도 2011년부터 이 사업을 추진할 예정이다.

2007년부터 전기자동차 시범운행이 시작된 일본은 도심 주차장을 활용한 전기충전소 보급이 활발하다. 일본 주차장 업체인 파크24 등이 도쿄,가와사키,요코하마 등 100여곳에 이 시스템을 설치해 운영하고 있다.

전기車 운행,충전소 인프라가 관건

전기자동차의 초기 모델인 하이브리드카는 가솔린 엔진의 여유 구동력을 차체에 내장된 배터리에 저장하는 식으로 자체적인 전력공급이 가능하다.

하지만 요즘 본격 상용화를 앞두고 있는 전기차들은 외부 충전이 필수적이다. 충전시간은 통상 100V 기준으로 15시간,200V 기준으로 7시간 안팎이다. 주유소에 전기충전기를 설치해도 운전자들이 활용하기 어렵다. 급속충전(30분) 방식이 개발되긴 했으나 여전히 휘발유 · 경유 주유시간(4~5분)보다 긴데다 충전기도 대당 5000만원가량으로 비싸 채산성이 떨어진다.

마키노 준 GS파크24 상무는 "시간이 오래 걸리는 현행 충전 방식이 해결되지 않으면 전기차는 쓸모없는 무용지물이 될 수밖에 없다"며 "충전기술과 인프라가 얼마나 잘 갖춰지느냐에 따라 전기자동차 시장의 성패가 달려 있다"고 말했다.

이정선 기자 sun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