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 전 IMF 외환위기가 '재테크의 대중화'를 불러왔다면 지난해 발생한 글로벌 금융위기는 '리스크의 대중화'를 가져왔다. 금융 · 증권 전문가들뿐 아니라 일반인들이 투자를 할 때 수익보다 리스크를 중요한 잣대로 삼고 있다는 의미다. 어찌보면 공들여 넣은 펀드가 반토막 나고 대출로 장만한 집값이 금융위기의 소용돌이에 속절없이 떨어지는 것을 본 투자자들의 현명한 선택인 셈이다.

정부가 자금을 대거 푼 덕에 금융위기의 그림자가 조금씩 희미해져 가고 증권과 부동산 등 국내 자산시장은 상승세로 돌아섰지만 리스크에 대한 공포는 여전하다. '더블딥(일시 경기 회복 후 침체)' 우려가 남아 있는 데다 출구전략의 불안감,환율 하락 등 투자자들의 마음을 움츠러들게 만드는 요인이 한두 가지가 아니다.

이제 리스크는 단순히 투자자들이 투자를 할 때 고려해야 할 사항이라는 차원을 넘어 자산시장을 움직이는 중요한 요인이 되고 있다. 리스크를 회피하려는 개별 투자자들의 행동이 무거워지면서 자산시장이 금융위기 전에 비해 안정된 모습을 보이고 있는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 주택시장의 경우 올 상반기 일부 지역을 중심으로 집값이 상승하고 있으나 무리하게 대출을 받아 추격 매수하는 투자자들을 찾아 보기 힘들어졌다. 결국 리스크를 줄이려는 투자자들이 행동을 자제하면서 집값 추가 상승이 한계에 부딪치는 결과로 이어졌다.

이번 주 '머니앤인베스팅'에서는 리스크의 대중화에 따른 자산시장의 변화를 분석했다. 아울러 향후에 추가로 돌출될 수 있는 리스크 요인을 분석하고 이 같은 문제를 회피하기 위해서는 어떤 식으로 투자하는 것이 바람직한지를 살펴봤다.

노경목 기자 autonom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