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다 코리아는 1일부터 중형세단 어코드와 레전드의 가격을 최대 9.9% 낮추기로 결정했다. 이에 앞서 벤츠도 중형 세단인 뉴E클래스의 가격을 내리는 등 수입차업체들이 잇따라 가격을 내리고 있다.

환율이 안정세를 찾아가는데다 경기 회복세도 가팔라지고 있다는 판단에서다. 오는 20일 도요타가 한국시장에 진출하면 수입차값은 더 떨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벤츠 이어 혼다도 가격인하

혼다 코리아는 대표 모델인 어코드 3.5 가격을 종전의 4540만원에서 4090만원으로 9.9%(450만원),2.4 가격을 3910만원에서 3590만원으로 8.2%(320만원) 각각 내렸다. 레전드 역시 종전 7690만원에서 7250만원으로 5.7%(440만원) 인하했다.

이 회사는 시빅과 CR-V 등 다른 차종의 가격을 인하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혼다코리아 관계자는 "적자폭이 일부 개선되고 있고 경기 회복에 대한 기대도 있어 선제적으로 가격을 낮췄다"고 말했다.

푸조를 공식 수입하는 한불모터스는 9월 초 편의사양을 줄이고 가격을 400만원가량 내린 저가형 407모델을 추가했다. 메르세데스벤츠 코리아는 뉴 S350 CDI 가격을 종전 모델(1억3990만원)보다 1490만원 낮은 1억2500만원으로 책정했다. 중형 세단인 뉴 E클래스(7종) 역시 7년 만의 세대교체 모델인데도 가격을 400만~500만원씩 인하했다. 벤츠 코리아 관계자는 "환율을 감안할 때 독일 현지 가격보다 10% 안팎 저렴한 가격"이라고 전했다.

도요타 "경쟁력 있는 가격 책정중"

조만간 신차를 내놓을 다른 수입차 업체들도 가격 낮추기에 동참한다는 전략이다. 포드 코리아는 10월 중순부터 판매하는 신형 토러스 가격을 종전과 비슷한 수준으로 내놓기로 했다. 회사 관계자는 "신형 모델인데다 첨단사양이 추가되지만 종전 가격인 3000만원대 후반으로 책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20일 한국에 상륙하는 도요타 코리아는 프리우스,캠리,캠리 하이브리드,래브4 등 4종의 신차 가격을 최대한 낮추기 위해 원가절감 방안을 찾고 있다. 캠리 2500cc의 경우 당초 4000만원대에서 최근 3000만원대 중후반까지 내부적으로 가격을 낮춘 것으로 알려졌다. 초기 시장확대를 위해 승부수를 던진다는 의미다. 이럴 경우 현대차 등 국산차와도 상당한 가격경쟁력을 가질 것으로 보인다.

국산차는 고급화 · 수입차는 대중화

수입차 업체들이 잇따라 가격인하에 나선 것은 무엇보다 환율이 안정세를 되찾고 있어서다. 달러화와 엔화 등 주요국 통화는 서서히 안정세를 찾아가고 있다. 수입차 업체로서는 가격을 책정할 때 운신의 폭이 훨씬 넓어진 셈이다.

경기 회복세와 맞물려 시장을 선점하려는 전략도 가격을 떨어뜨리는 요인이다. 업계 관계자는 "올 상반기 점유율이 5% 정도까지 위축된 수입차 시장이 다시 팽창하고 있다"며 "특히 도요타의 진출과 함께 수입차 열풍이 불 가능성이 있어 미리 대비하려는 것"이라고 전했다. 윤대성 한국수입차협회 전무는 "국산차는 고급화되고 수입차는 대중화되면서 그 격차가 점차 줄어들게 될 것"으로 전망했다.

조재길 기자 roa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