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화점들은 '큰손' VIP 고객들에게 어떤 추석선물을 보냈을까. VIP 고객들은 상품을 보는 안목이 높은 데다 명절 때마다 다양한 선물을 받기에 백화점 측으로선 VIP의 눈길을 끌면서도 특별한 사은품을 고르는 게 매번 신경쓰이는 일이다. 그래서 적어도 명절 3개월 전부터 우수 고객들을 상대로 명절 선물 후보작 품평회를 열어 대상을 추린다. 선물 가격은 10만원 선이며 발송하는 대상은 1만여명 수준이다. 이들은 백화점에 연간 수천만원의 매출을 올려주는 귀한 손님이다.

롯데 · 현대 · 신세계 등 백화점 3사는 VIP용 추석선물로 평범하지 않으면서도 신경을 쓴 흔적이 역력한 품목을 골랐다. 롯데백화점은 강석영 작가의 백자 반상기세트와 영국 황실에서 쓴다는 황실장미 도자기세트 등을 준비했다. 신종플루의 영향으로 선물 목록에 워터살균기도 추가했다.

현대백화점은 방짜유기 티포크 · 티스푼세트와 장류분야 최초인 김병룡 명인의 전통간장을 보냈다. 김 명인의 간장은 4년 묵은 천일염 물에 40일간 두 번 우려내 만든 숙황장이다. 특히 현대백화점은 22가지 선물군 후보를 VIP 라운지에 전시하고 우수고객 314명의 투표를 거쳐 골랐다. 아깝게 탈락한 상품으론 유기농 쌀 토골미세트와 첫 채렴한 토판염(천일염의 한 종류임),한금수 장류연구소장이 고른 장류로 만든 굴비 장아찌세트 등이 있다. 신세계백화점은 러시아산 홍연어세트를 비롯 담양 명인 기순도의 된장 · 간장세트,이브 컬렉션 티잔 접시세트 등을 골랐다.

정지영 현대백화점 마케팅팀장은 "우수 고객들에게 보내는 선물은 단순한 사은품이 아니라 장인정신이 깃든 특별한 제품 위주로 고른다"며 "배송을 완료한 후에도 고객들의 반응을 체크해 다음 명절 때 참고한다"고 말했다.

김정은 기자 likesmil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