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핑 포인트란 환절기에 갑자기 확산되는 독감 바이러스처럼 특정 시기에 어떤 아이디어나 사회적 행동이 들불처럼 번지는 극적인 순간을 의미한다. 이 개념을 소개한 말콤 글래드웰은 미국 잡지 뉴요커의 인기있는 기고 작가로,치밀한 자료 수집과 맛깔스러운 문체로 매우 흥미로운 아이디어를 창조했다.

그는 사회에서 볼 수 있는 갑작스런 유행이나 변화의 출현을 사회적 '전염'이라는 틀로 설명하고자 했다. 독감 바이러스를 가진 소수의 사람들이 독감을 전염시키듯,사회적 유행도 소수의 사람들에서 시작되어 걷잡을 수 없이 번져 나간다는 것이다. 책에서는 이러한 사회적 유행을 만드는 세 가지 규칙을 자세히 설명하고 있다.

첫째는 소수의 법칙이다. 작업의 80%는 참여자의 20%에 의해 수행된다는 말이 있다. 마찬가지로 사회적인 변화도 소수의 몇몇 사람들에 의해 널리 퍼져나간다. 허시파피 신발은 맨해튼 도심에서 몇몇 히피들이 신다가 미국 전역의 백화점으로 팔려나갔다. 독감 바이러스 보균자처럼 커넥터, 메이븐, 세일즈맨 등 광범위한 사회적 관계와 열정을 가진 사람들에 의해 엄청난 변화가 시작될 수 있다.

둘째는 고착성 요소다. 메시지를 퍼뜨리는 사람도 중요하지만 메시지의 내용 역시 중요하다. 고착성이란 어떤 메시지가 영향을 미친다는 말로,어떤 사람의 기억 속에 그것이 고정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어떤 사람이 누군가 말한 것을 기억하지 못한다면 변화가 일어나기 어렵다. 적절한 정보 제시와 구조화는 유행에 엄청난 차이를 발생시킬 수 있다.

셋째,상황의 힘이다. 상황에 강한 영향을 받는 것이 전염이다. 지하철 낙서 청소와 무임승차 단속이 뉴욕시 범죄를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었던 주된 이유는 상황의 힘이었다. 사소해보이지만 범죄가 일어날 수 있는 상황을 사전에 차단함으로써 더 큰 변화를 유발시킨 것이다.

저자는 티핑 포인트를 사회 현상을 설명하는 새로운 틀로 제시했지만 이 개념은 마케팅,변화관리,기술확산 등 다양한 기업경영에 응용될 수 있다. TV나 신문 광고와 같은 전통적인 매스미디어 광고는 점차 한계에 도달하고 있다. 티핑 포인트 개념을 활용하면 입소문, 구전, 버즈(buzz) 마케팅 등 유행을 창조하는 새로운 메커니즘을 만들어 낼 수 있다.

변화관리의 경우도 대다수 구성원들을 변화시키기 위해,기업 성과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사람이나 업무를 획기적으로 바꿈으로써 적은 비용으로 신속하게 변화를 확산시킬 수 있다.

이동현 가톨릭대학교 경영학부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