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승수 국무총리가 후임으로 내정된 정운찬 후보자에게 "대통령과는 각을 세우지 말라"는 각별한 조언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 총리는 23일 출입기자단과의 오찬 간담회 자리에서 정운찬 후보자 내정직후인 지난 4일 후보자가 직접 서울 세종로 중앙청사를 찾아 와 한 총리와 면담했던 내용을 되새기며 "당시에 배석자가 있는 상황에서 (후임자에게) 공개적으로 조언을 한 내용이 있다"며 소개했다.

한 총리는 당시 몇 가지를 조언했는데, 우선 총리자리는 '역사성'이 있는 자리로 국민들이 모두 지켜보기 때문에 긴 안목을 갖고 역사적인 시각으로 업무에 임해야 한다고 조언했으며, 아울러 출세하기 위한 자리가 아니며, 백제의 계백장군이 가족을 참하고 목숨을 걸고 나가 싸웠던 것처럼 애국심을 갖고 일해달라고 강조했다고 전했다.

한 총리는 특히 "대통령과 각을 세우지 말라고 조언했다"며 "이 자리는 대통령을 보좌해서 국정을 이끌어 가는 자리로 국민을 불안하게 해서는 안되고 국민을 안심시킬 수 있도록 대통령과 싸워서는 안 된다고 각별히 당부했다"고 전했다.

이어 "교수와 관직은 다르다. 관직에 들어와서는 자신의 생각을 이야기하는 것이 아니라 정부의 정책을 얘기해야 한다"며 "총리의 말과 행동은 굉장히 언론에 크게 보도되기 때문에 말을 아끼고 신중하게 생각해야 한다고 조언했다"고 강조했다.

한 총리는 지난 1년 7개월여간의 재임기간에 대해서는 "대통령을 보좌하며 행정각부를 통할한다고 규정돼 있는 헌법정신에 충실한 총리였다고 생각하고 그것을 자랑스럽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또한 퇴임 후 계획에 대해서는 "여기저기서 오라는 요청이 오고 있다"며 "유엔총회 의장 회의에서도 오라고 하고 UN사무총장 물과 위생 위원회에도 오는 12월에 갈 계획이다. 대외적인 할 일이 많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한 총리는 "20년간 못 쉬었던 것 같다"며 "좀 쉬어 볼 생각인데 지금까지 전국 160개 시·군을 돌아다니면서 너무 아름다워서 다시 한번 가봐야겠다고 생각한 곳이 많이 있는데 그 곳들을 다시 가볼 계획"이라고 전했다.

조세일보 / 이상원 기자 lsw@jose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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