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 서울 성북구 하월곡1동에서 '수미순대국밥'을 운영하는 이미자(48)입니다. 월곡동 두산위브아파트 단지 건너편에 밤나무골시장 통로 옆길에서 주택가로 이어지는 골목길에 있습니다.

가게는 26㎡(8평) 규모로 4인용 테이블 5개를 두고 있습니다. 지난달 초 문을 열었습니다. 퀵서비스 사로실로 운영하던 자리를 보증금 500만원에 월세 50만원의 조건으로 인수받은 뒤 시설 개보수비로 1300만원을 투자했습니다. 식당일을 오래한 경험이 있는 언니와 함께 운영하고 있습니다.

횟집과 백반집에서 주방보조로 10년 정도 일하다가 내 가게를 갖고 싶어 처음 창업을 했습니다. 나이를 먹으면서 체력적으로 한계를 느껴 집 부근에서 점포를 찾았습니다. 집은 가게에서 도보 15분 거리입니다. 언니와 제가 순대요리를 좋아하는 데다 골목시장이 형성돼 있어 순대국 전문점이 적합하다고 판단했습니다.

오전 8시에 문을 열어 오후 8시까지 영업을 하고 있습니다. 이달부터는 일요일에도 쉬지 않고 일하고 있습니다. 주력 메뉴는 순대국밥,머리고기국밥,김치콩나물순대국밥입니다.

도토리전,머리고기,술국,곱창전골 등도 취급하고 있습니다. 열심히 일하고 있으나 하루 매출이 10만원에 못 미쳐 이익이 나지 않는 상태입니다. 재료비 · 임차료 50만원,수도 · 전기 · 가스료 등을 내고 나면 100만원도 안됩니다. 큰 욕심은 없고 자매 둘이서 최소한의 생계비를 벌기를 희망합니다.

한 번 방문했던 손님들은 음식맛이 좋다고 칭찬해 줍니다. 빠른 시일 내 매출을 늘릴 수 있는 방안을 알려주세요.



주점으로 전환해 퇴근길 유동고객 끌어들여야

A 의뢰인 점포는 재개발되지 않은 단독 주택들이 많은 노령화된 상권에 속해 있습니다. 하지만 도보 10분 거리에 있는 두산위브아파트를 중심으로 하는 상권에는 두산위브 2655세대,래미안월곡 1372세대,대우푸르지오 등 재개발된 아파트 단지가 몰려 있습니다. 아파트 주상복합상가에는 아파트 주민을 대상으로 하는 생활편의 업종들이 영업 중이며,아파트 앞 대로변 상점들도 비교적 활성화돼 있습니다. 그러나 의뢰인 가게는 골목시장 안쪽에 있어 아파트 주민들이 거의 이용하지 않고 있습니다.

점포의 상권 범위는 반경 100m 정도로 배후 세대가 취약한 상태입니다. 주민들의 소득 수준은 서울 평균보다 낮아 저가형 소비가 적합한 곳입니다. 전형적인 골목시장 특성을 보이고 있어 전문점 형태보다 종합적인 메뉴를 취급하는 게 유리합니다. 순대국은 장년층이 선호하지만 순대는 젊은층도 선호하는 음식입니다. 하지만 인근 밤나무골시장에 20년 넘게 운영해온 순대국집 등 동종 업소가 3개나 있고,족발전문점 등 경쟁업소도 다수 있습니다.

월 매출은 300만원 정도로,창업자 2인의 인건비를 포함한 손익분기점 500만원에 턱없이 부족합니다. 손익분기점 이상의 매출을 올리려면 순대국만으론 어렵습니다. 유동인구나 배후 세대가 취약해 전문점 형태로 매출 확대에 한계가 있습니다. 먼저 업종 변경을 권합니다. 1안은 인근 단독 주택에 입주한 인쇄소,가내수공업 형태의 제조업체,사무실 등의 직원을 겨냥해 가정식 백반을 취급하는 한식 업소로 전환하는 것입니다. 또 다른 방안은 퇴근길 유동인구를 대상으로 막걸리,동동주 등을 접목한 간이주점입니다.

의뢰인은 돼지 부산물 등 식재료를 매일 새벽 마장동에서 구입해 쓰고 있습니다. 제대로 된 맛을 내려면 신선한 식자재가 매우 중요합니다. 기존 메뉴에다 중 · 장년층이 선호하는 얼큰한 맛의 닭볶음탕,닭갈비두루치기,돼지고기두루치기 등을 안주로 추가해 보십시요. 순대국에 나오는 반찬인 김치,깍두기와 함께 부추겉절이를 서비스하면 좋습니다. 점포 정면 좌측에 철판을 구비해 저렴한 가격의 빈대떡,해물파전,모듬전을 만드는 모습을 연출해 유동 고객에게 테이크아웃 판매도 시도해 보세요. 배후 세대에 거주하는 퇴근길 고객들을 잡으려면 술 한 잔이 생각나도록 점포 분위기를 바꿔야 합니다.

의뢰인은 8평의 점포를 꾸미는데 1300만원이 들었습니다. 대부분 주방시설용 설비투자비였습니다. 자금이 넉넉지 않아 신규 고객 창출을 위한 간판,선팅,매장 내부 벽면도배,홍보물 등에 대한 투자가 다소 미흡한 것으로 보입니다. 무료 시식 메뉴를 제공하는 이벤트도 마련해 신장개업 분위기를 살려야 합니다. 벽면 메뉴판도 다시 만들어야 합니다. 홍보활동은 개업 초기 인근에 명함을 배포한 게 전부였습니다. 업종 전환과 새 메뉴를 도입한 뒤 전단을 만들어 인근 지역에 직접 배포하세요. 동네 주민과 유동 고객들에게 점주가 직접 전단을 배포해야 효과가 좋습니다.

의뢰인은 오랜 기간 식당일을 해오면서 식재료를 절약하는 습관이 몸에 밴 것 같습니다. 주인과 종업원 입장은 다르다는 것을 알아야 합니다. 고객 창출을 위해 "손님이 왕이다"라는 점을 깊이 인식해야 합니다. 식재료를 절약하기보다는 고객들에게 인심을 베풀어 '단골'을 많이 만들어야 합니다.

정리=최인한 기자 janus@hankyung.com

● 상권확대경
30대이상 남성 많은 서민 주택가

의뢰인의 점포는 성북구 하월곡동 두산아파트 맞은 편 2차선 도로에서 주택가로 50m 들어온 골목 1층에 있다. 점포 앞을 다니는 유동인구가 거의 없고,차량도 가끔씩 지나가는 비교적 조용한 지역으로 순대국 전문점을 하기에는 수요층이 적은 곳이다.

점포 반경 500m 이내 1차 상권에는 1만7600여 가구가 거주하고 있으나 아파트는 7022가구로 절반이 안 된다. 다세대,빌라,다가구 등 일반 재래 주택이 많은 상권이다. 또 상권 내에는 66㎡(20평) 미만의 소형 아파트가 많아 주민들의 소비 수준이 높지 않다. 연령별로는 유아나 청소년보다 30대 이상 중 · 장년층 인구 비중이 높으며,특히 30대 남성들이 많다.

1차 상권 내 업종 분포를 보면 음식,부동산,생활서비스,도 · 소매업 등 다양하다. 음식점의 경우 무봉자 순대국,고향 한방 토종순대,순대야 놀자,병천 순대국 등 순대 관련 업종이 14개나 된다. 죽전문점(3),철판요리(1개)에 비해 순대국 전문점의 경쟁이 치열하다.

소득 수준이 비교적 낮은 소비시장의 특성을 감안하면 대규모 시설 투자보다는 맛과 품질,서비스로 승부해야 장사가 잘 되는 지역이다. 그런 면에서 순대국 전문점을 선택한 것은 잘한 것이지만 업소 간 경쟁이 치열하기 때문에 술안주 메뉴를 개발해 식사보다는 술장사로 매출을 올리는 전략을 구사하는 게 좋다. 매출을 늘리기 위해 퇴근길의 직장인들을 잡아야 한다.

● 순대국 전문점 성공 TIP
돼지고기 냄새 나지 않게…국물은 진하고 시원하게

-순대국은 저렴하고 푸짐하면서 국물이 있는 한국인의 정서에 잘 맞는 음식입니다. 하지만 순대국하면 떠오르는 깔끔하지 못한 이미지와 특유의 누린내 때문에 폭넓은 고객층을 확보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다양한 고객층을 확보하려면 깨끗하고 쾌적한 점포로 인테리어 공사를 해야 합니다.

-전통음식이 개성화,차별화되어가는 추세이기 때문에 순대국 전문점도 지속적인 연구개발로 순대의 맛과 영양 면에서 차별화해야 합니다.

-순대국 전문점은 번화가나 사무실 밀집지역에 위치해야 합니다. 또 가족 단위의 외식 고객을 확보하려면 배후 세대를 가지고 있어야 합니다. 원거리 고객을 확보하기 위해선 주차공간을 갖춰야 합니다.

-가격이 너무 싸면 고객은 쉽사리 받아들이지 않습니다. 경쟁점의 가격대를 조사해 실속 있는 가격을 책정해야 합니다. 가격이 싸도 서비스 품질이 낮으면 고객 만족을 얻을 수 없습니다. 적절한 음식가격과 특별한 서비스를 하는 것이 성공의 지름길입니다.

-순대국은 9시간 이상 잡뼈를 끓여 국물 맛을 내고,돼지고기 냄새가 나지 않게 하는 게 중요합니다. 국물이 설렁탕보다 진하고 시원해야 합니다. 밑반찬은 전라도식 부추무침을 제공,정갈한 맛을 내고 식욕을 돋워야 합니다.

● 프로처럼 요리하기 색깔 고운 무생체 만들기

무생채를 무칠 때는 15분 정도 소금에 절인 후 물기를 꼭 짜서 먼저 고춧가루 물을 들여야 색이 예뻐진다. 고춧가루는 중간 굵기가 좋다. 겨울에는 단맛이 많아 소금으로,여름에는 단맛이 적어 설탕에 절이면 좋다.



● 도돠주신 분들
최재희 한국창업컨설팅그룹 회장, 양혜숙 한국여성창업대학원 원장, 최재봉 연합컨설팅 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