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피츠버그에서 25일 정상선언문을 채택하고 폐막한 G20(주요 20개국) 정상회담은 세계경제의 '지속가능한 균형성장'을 위한 협력체제를 구축키로 했다는 점에서 상당한 의미가 있다. 또 국제금융기구 개혁 노력에 박차를 가하고 무역 투자 분야의 보호주의 에 대해 재차 강하게 견제한 것은 지난 4월 런던에서 열렸던 2차 G20 회담에서 진일보한 것으로 평가할 수 있다.

정상들은 우선 각국의 확장적 경제정책을 경기회복이 확고해 질 때까지 끌고 가자는 데 의견을 모았다. 사실 때 이른 출구전략은 세계경제를 다시 수렁에 밀어 넣는 소위 '더블딥'을 초래할 수 있다는 우려가 많은 상황이다. 그런 점에서 세계경제 회복을 위한 회원국간 공조체제를 다시 한번 확인한 것은 긍적적으로 평가할 만하다. 다만 출구전략의 사전 준비 필요성에 대해 공감하고 국가별 차이점을 감안해 조율된 출구전략을 마련키로 의견을 모은 것은 현실적 대안으로 볼 수 있다.

보호무역에 대한 경계를 강화한 것은 또 다른 수확이다. 특히 이명박 대통령이 이번 회의에서 "보호무역 저지는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침이 없을 정도로 중요하다"며 새로운 무역장벽 도입에 반대했고 이런 원칙이 재확인된 것은 상당한 성과라고 생각된다. G20 회의를 경제금융협력의 핵심무대로 만들겠다는 의지도 반영됐다. 2011년부터 G20 정상회담을 정례화한 것이나 IMF(국제통화기금) 세계은행에서 개도국의 지분과 투표권을 확대키로 한 것 등이 대표적이다.

결국 이번 선언문은 전반적으로 거시정책,금융규제,국제기구 개혁 등 국가별 관심사를 균형있게 녹여 넣은 가운데 위기 이후 협력체제에 대한 밑그림을 그리는 시도까지 이뤄냈다고 평가할 만하다. 물론 대부분의 합의가 구체적 방안 도출(導出)보다는 선언적 구호에 그쳤다는 한계는 있다. 그러나 다양한 이해관계를 가진 G20에서 이 정도 진전을 이룬 것만도 상당히 희망적이다. 이번 합의를 토대로 G20가 새로운 세계 금융질서의 사령탑으로서 성공적 역할을 수행하기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