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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례 1. 플라스틱 배관자재 업체인 ㈜한국피이엠은 일찌감치 해외시장에 공을 들인 결과 값진 수출성과를 올리고 있다. 지난 25년간 국내 플라스틱 배관자재 업계의 선진화를 도모해온 이 회사는 지난해 500만불 수출 탑을 수상했다. 향후 매출에서 수출비중을 가파르게 늘려간다는 각오다.

#사례 2. 올해로 설립 22년째인 아림기공은 윈치,크레인,윈드라스(양묘기),조타기 등 선박 갑판에 설치되는 기자재 생산업계에서 '숨은 강자'로 통한다.

갑판기자재 자체 브랜드인 '아림'은 해외에서 더 유명하다. 중국 폴란드 싱가포르 일본 등에 제품을 납품하고 있으며 최근에는 인도 수출 길도 열었다. 연매출에서 차지하는 수출비중은 30%에 달할 정도다.

#사례 3. 가전기기 제조업체인 ㈜파세코의 석유난로 완제품 '캐로나'는 세계시장을 석권한 스테디셀러다. 미국과 러시아를 비롯해 중동 유럽 등 세계 40여 국가에 수출 돼 전체매출의 절반 가까이를 외화로 벌어들인다. 2004년에는 심지식 연소기기 연간 100만대 수출이라는 기록적 성과를 거두며 5000만불 수출 탑도 받았다.

글로벌 수요 위축과 금융시장 경색으로 직격탄을 맞은 한국 중소기업들이 수출 전선에서 고군분투하고 있다. 중소기업은 관심의 대상에서 늘 한발 물러서 있지만 이들의 경쟁력은 국가 산업경쟁력의 근본이다.

한국 전체 수출의 40% 가까이를 담당하고 있는 중소기업들은 신(新)시장 개척, 해외마케팅 강화 등 수출로 위기를 돌파하기 위해 총력을 다 하고 있다.

중소기업의 수출 기여도는 대기업에 비해 적으나 고용인원,사업체 수 등 국민경제 전체에서의 위상을 살펴보면 얘기가 달라진다. '수출 대한민국 호(號)' 선단은 수출비중 60%대 대기업이 주 엔진으로 끌고,중소기업이 보조동력으로 밀면서 항진하는 구조다.

'주 엔진' 대기업은 수출 경쟁력에서 브랜드,기술력이 앞서 있으나 제한된 글로벌 품목, 세계 1위가 아니면 버티기 힘든 경쟁 조건 등으로 실적이 여의치 않을 경우 국내 경제에 미치는 파장이 막대하다. 굵직굵직한 거래 선을 자랑하던 대기업 수출이 올 상반기에 3분의1 수준으로 줄어든 와중에도 중소기업들은 악착같이 시장 개척에 나서 위기 이전보다 오히려 수출을 늘린 것으로 나타났다.

'수출 개미군단'인 중소기업 수출은 2006년 1000억달러를 돌파하는 기념비적 금자탑을 쌓았고,'2000억달러 달성'이라는 새 목표를 향해 세계시장을 누비고 있다. 중소기업청과 중소기업중앙회에 따르면 올 상반기 중소기업 수출액은 658억5000만달러에 달해 지난해 동기 대비 오히려 1.0% 증가했다. 이는 지난해까지 호조를 보였던 대기업 수출이 전년 동기 대비 32.9%나 급감한 것과 대조적인 것이다.

이에 따라 우리나라 전체 수출에서 중소기업이 차지하는 비중은 예년의 30% 안팎에서 올 상반기 40%에 육박하는 선으로 급등했다.

대기업 수출액은 지난해까지 해마다 두 자릿수의 증가율을 보이며 3000억달러 돌파를 눈앞에 뒀지만 선진국을 중심으로 한 세계경기가 얼어붙자 맥없이 무너져 내렸다.

반면 소규모나마 다각적인 시장개척 노력을 기울여온 중소기업의 '풀뿌리 수출'은 경제여건이 곤두박질치는 위기상황에서 빛을 발하며 우리 수출의 든든한 버팀목 역할을 한 것으로 평가된다.

전체 수출에서 중소기업이 차지하는 비중은 2007년과 2008년 각각 30.5%와 30.8%에 머물던 데서 올 상반기에는 39.7%로 높아진 상태다.

잇단 자유무역협정(FTA) 발효 등을 계기로 중소기업 글로벌화가 화두에 오르면서 그 첫 단추인 수출의 중요성은 더욱 커지고 있다. 글로벌 강소기업들이 건재할수록 대한민국 산업의 미래는 밝다. 산업경쟁력의 뿌리에 해당하는 중소기업이 해외에서 더 많은 활약을 펼칠 것을 기대하는 것도 이런 기초 위에서 가능한 것이다.

양승현 기자 yangs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