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중은행들이 새로 출시하는 금융상품을 하나의 브랜드로 통일시키는 'BI(Brand Identity · 통합 브랜드)' 마케팅에 나서고 있다.

국민은행은 '녹색금융경영추진단'을 발족해 개별 부서에서 진행하던 녹색 금융과 녹색 경영업무를 통합한 데 이어 대출 · 예금 · 카드 상품의 이름에 '그린 그로스'를 내세우고 있다. 국민은행은 올초 녹색 성장기업을 위한 대출 상품인 'KB 그린그로스 론'을 출시했고 최근에는 '그린 그로스 카드'와 '그린 그로스 e-공동구매 정기예금'을 선보였다.

우리은행은 신규 금융 상품의 통합 브랜드로 'AMA(자동관리계좌)'를 내놓았다. 증권사의 종합자산관리계좌(CMA)에 대응해 편리성과 실용성에 중점을 둔 것이다. 지난 4월 이후 AMA플러스 급여통장,AMA플러스 결제통장,AMA플러스 증권tx통장,AMA플러스 야(YA) 통장 등 네 가지 상품을 내놓았다. 이들 상품은 월급통장으로 사용되는 기본 계좌와 은행의 수시입출식예금(MMDA) 계좌가 일정 금액을 기준으로 자동으로 전환되는 게 특징이다.

신한은행은 고객에게 편안한 이미지를 주기 위해 '민트'를 대표 상품브랜드로 채택했다. '민트적금''민트 외화예금''민트 정기예금''민트 기업적금''민트 레이디통장' 등 새로 선보이는 상품에 민트라는 이름을 적용하고 있다. 향긋한 민트(박하)향처럼 차별화된 금융상품을 통해 고객이 여유 있는 삶을 누릴 수 있도록 하겠다는 의미다.

하나은행은 '빅팟'이라는 BI로 CMA통장에서부터 적금 정기예금 월급통장 카드 등 모두 9개의 상품을 출시했다. 빅팟은 프랑스 미술거장 장 피에르 레이노의 대표작인 '대형 화분(Big Flower Pot)'을 소재로 한 것으로 '모든 금융 혜택을 합쳤다'는 메시지를 담고 있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브랜드 가치가 올라갈수록 시장 지배력이 커지고 이렇게 확장된 시장 지배력은 다시 은행의 수익으로 이어진다"며 "고유 브랜드를 구축하기 위해선 막대한 투자가 필요하지만 그 과정에서 축적된 브랜드 가치는 향후 시장에 경쟁자들이 들어오는 것을 막아주는 방벽이 되기도 한다"고 말했다.

강동균 기자 kd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