돼지고기 판매점을 하던 박원태씨(49 · 고추맴맴 서울 삼전점)는 이달 초 업종을 전환하면서 리뉴얼비 350만원을 절약했다. 프랜차이즈 본사가 신메뉴 출시 때 시행하는 가맹비 할인행사를 활용했기 때문이다. 박씨는 '한입보쌈 신메뉴 론칭 이벤트' 시기에 맞춰 업종을 바꿔 1200만원 이상 필요한 창업비용을 850만원으로 줄였다.

프랜차이즈 업체들이 가을 창업시즌을 맞아 다양한 창업지원 제도를 경쟁적으로 내놓고 있다. 경기가 회복 조짐을 보이면서 창업 수요가 늘어나자 예비 창업자들을 선점하기 위한 것이다. 이벤트성도 있지만 믿을 만한 업체를 골라 잘만 활용하면 창업비용을 줄일 수 있다. 이경희 창업전략연구소장은 "할인 혜택만 살펴보지 말고 프랜차이즈 본사의 재무구조나 가맹점 지원시스템 등을 체크한 뒤 기존 가맹점주를 만나 수익성 등을 들어보고 업체를 최종 결정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다양한 할인 이벤트

치킨전문점 'BHC'는 다음 달까지 전국 5대 도시에서 '행복한 안심창업' 행사를 진행한다. 이 기간 중 계약을 체결하는 선착순 100명에게 매장 운영에 필요한 220만원짜리 대형 냉장고를 준다. 이번에 계약하는 창업자들이 2년 안에 매출 부진 등의 이유로 사업을 중단할 경우 가맹비를 포함한 투자비 전액을 돌려주는 '안심창업 제도'를 적용한다.

식도락 요리주점 '야무야무'는 20호점 오픈을 기념해 투자비 할인 이벤트를 진행하고 있다. 이달 말까지 가맹계약 체결자에 대해 가맹비 500만원과 향후 2년간 내야 할 로열티 240만원을 면제해 준다. 기능성 신발판매 전문점 '키크는 신발'도 다음 달 말까지 가맹비 30% 할인 및 교육비 면제 이벤트를 실시 중이다. 이 기간 중 창업계약을 맺으면 300만원을 절약할 수 있다. 매장 인테리어도 가맹점주가 시공업체를 직접 선택해 시공할 수 있도록 허용한다.

셀프 세탁방 프랜차이즈인 '코인워시24'는 다음 달 말까지 가맹하는 창업자에 대해 가맹비를 면제해 준다. 룸테마 카페 '카페루미'는 10월 말까지 가맹비 1000만원 중 50%를 할인하는 이벤트를 벌이고 있다. '백일섭의 전복예찬' 역시 이달 중 가맹하는 예비 창업자에게 교육비 300만원을 면제해 준다.

◆맞춤 창업도 주목

각 가맹본사가 내놓은 맞춤 창업 프로그램을 활용해도 창업비용을 줄일 수 있다. 이탈리아 젤라토 아이스크림점을 표방하는 '구스띠모'는 자본금이 부족한 창업자를 위해 아이스크림 제조기 구입 부담을 덜어주고 있다. 33㎡(10평) 이하 가두점과 16.5㎡(5평) 규모의 숍인숍 매장에 대해 100% 제조가 완료된 젤라토를 공급,아이스크림 제조기를 구입하지 않아도 되도록 했다. 그동안 창업자 입장에선 수천만원대의 아이스크림 기계를 구입해야 하는 부담이 적지 않았다.

웰빙 바비큐전문점 '바비큐보스'는 가맹점주 성향에 맞춰 인테리어를 바꿀 수 있는 '희망 프로젝트 맞춤 창업'을 선보였다. 점주는 창업자금에 맞춰 인테리어와 메뉴를 결정할 수 있다. 메뉴 가격도 상권 특성에 맞게 가맹점주가 결정토록 했다.

영업력은 있지만 투자비가 없는 창업자를 위한 소호 할인제도도 등장했다. 향기 배달업체인 '바이오미스트'를 창업하려면 가맹비 200만원과 초도물품비 800만원을 합쳐 1000만원이 필요했다. 이 회사는 소자본 창업자를 위해 500만원으로 창업할 수 있는 특약점 제도를 도입했다. 서비스 제공 때 가맹점으로 돌아가는 수수료가 적지만 투자비가 절반으로 줄어 자금 사정이 넉넉지 않은 예비 창업자들에게 적합하다.

최인한 기자 janus@hankyung.com